시청앞/위정자는 수시처중 할 줄 알아야
시청앞/위정자는 수시처중 할 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12.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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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요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는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군자가 몸소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용은 의미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자가 몸소 실행하는 중용은 時中(시중)이라고 했다. 주희는 시중을 隋時處中(수시처중) 즉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로 풀이했다. 여기서 중은 지당한 것 즉 지극히 타당한 것 또는 至善(지선)의 것 즉 지극히 최선의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대학의 止於至善(지어지선)에서의 지선과 연관돼 있다. 양자는 모두 만사만물의 이치에서 타당함의 극치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선의 가장 타당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중용은 權(권)과 變(변)을 중시한다. 權(권)은 常(상)의 상대요 變(변)은 通(통)의 상대로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당면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바로 중이 근본임을 알고 권과 변을 알아 시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군자는 모든 것에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탕위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소인은 변화와 융통이 자신의 이익에 치우친 것이며 욕망이 지나친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면 시중인 것 같지만 사실을 중용에 역행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새누리당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집권당출신의 대통령이 탄핵된 마당에 참회는 고사하고 집안싸움으로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은 비박과 친박이 각각 비상시국회의와 최고위원회를 열어 상대를 향해 당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서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특히 친박은 입에 담기도 민망한 원색적 용어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친박은 혁신과 통합이라는 구당모임을 만들 계획도 밝혔다니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다. 집권당의 주류세력으로서 대통령의 불통과 국정농단을 막지 못하고 비호하기 바빴던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을 논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친박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비박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하니 이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새누리당의 분화와 연대의 방향이 무엇이든 먼저 민심을 직시하는 것이 환골탈태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