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칼럼/2016년 마지막 회의를 마무리하는 소회
의정 칼럼/2016년 마지막 회의를 마무리하는 소회
  • 시정일보
  • 승인 2016.12.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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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윤 중구의회 부의장
   
 

[시정일보]병신년(丙申年) 중구의회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지금의 기분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시원섭섭하다’일 것이다. 항상 지난 한 해를 돌이켜봤을 때 잘한 일보다 아쉬운 일들이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현재의 아쉬움을 보완해 다가올 새해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욱 알차게 살아가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우리 중구의회는 올해의 마지막 회의를 끝마쳤다. 12월에는 모든 사람들이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우리 중구의회에서도 12월에 열리는 정례회에서 올 한 해 구정운영을 진단하는 구정질문과 2017년 예산을 심사하며 주민의 뜻에 충실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정례회가 끝난 지금, 한 해를 돌이켜보고 특히나 지난 정례회를 곱씹어보며 남는 아쉬움들을 우리구의 더욱 밝은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한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이 의원의 본분 중 하나일 것이다.

올해 중구의회 의원들은 중구청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있는 사업을 찾아냈으며, 그와 관련한 구정질문과 주민 편익을 감소시키는 여러 사안들에 대한 구정질문들이 쏟아졌다. 구청을 상대로 하는 구의회의 구정질문은 주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에 따라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행위와 부적절한 예산집행 등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구정질문에 대해 집행부에서는 사실에 입각한 책임 있고 성실한 답변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의원들의 구정질문에 대한 중구청장의 구정답변을 들으면서 의원들이 원하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거나 판단에 혼돈을 가져올 수 있는 어문 표현, 사실과 달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처신에 대해 유감을 금할 수 없었다.

구민회관 매각 후 민간투자방식으로 건립하기로 한 구청 별관 건축과 관련하여 민간에게도 구청 별관에 대한 임대가 이루어지면 행정기능에 지장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원활한 행정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민간개발비용을 일시상환하여 독립된 청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달라는 한 의원의 질의에 중구청장은 독립청사 확보는 개의치 않음을 전제해 두고 민간부분과 행정청사의 입구를 달리하여 행정기능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명확한 답변을 피해 갔다.

그리고, 백석동 청소차고 대체부지 매입과 관련하여 관련 문서상 결재를 한 구청장의 최종 의사결정으로 구의회 사전의결 없이 특정부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추진한 것에 대해서 구청장과 간부공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해당 과장과 팀장만 징계처분을 의뢰한 것이 맞는 것인지 책임있는 구청장의 입장을 밝혀 달라는 동료의원의 질문에 대해 중구청장은 해당 과장과 팀장에게 불가피하게 징계처분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본인의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위법한 구의회 사전의결 절차 미이행에 대한 입장표명은 없이 구의원들의 반대가 없는 것으로 보고를 받아 관련 공문서에 결재하여 매입을 추진하라는 결정을 하였다는 식으로 질문의 주안점을 회피하는 주장을 했다.

또한, 서소문 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사업과 관련하여 구의회 사전의결 없이 위법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이미 상당한 예산을 지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료의원의 질문에 대해 중구청장은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그동안 도시계획 변경에 대한 구의회의 의견청취를 거쳤고 착공식에 많은 구의원들이 참석을 하는 등 사업을 몰래 추진한 것은 아니며 당시 실무자들의 판단 착오와 부서간 해석차이 때문에 구의회 의결대상인지를 모르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니 양해를 바란다는 식의 핑계와 다름없는 형식적인 답변을 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2016년을 되돌아보았을 때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들이다. 주민들이 만들어준 소중한 예산으로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구청에서 법과 원칙에 어긋난 행정을 한 점, 그리고 그러한 사업 추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 중구청장을 보며 중구의원이자 중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유감스러운 일’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유감스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이 경험을 발판삼아 2017년에는 중구의회에서 더욱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며, 중구청에서도 법과 원칙이 바로 선 행정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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