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2동주민센터>‘법률 사각지대’ 밝히는 통합사례 관리
천호2동주민센터>‘법률 사각지대’ 밝히는 통합사례 관리
  • 주현태
  • 승인 2017.02.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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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진 천호2동장(가운데)과 장명순 복지2팀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집에 숨겨진 여자아이 발견 긴급제보

친부와 이혼, 출생신고 못해 ‘미취학’

법적 소송통해 출생신고, 학교도 입학

초록우산·우체국·주민 등 지원 손길

 

[시정일보]지난 2015년 9월 천호2동주민센터(동장 이병진)에 ‘한 어린아이가 학교에 가지도 않고 집 안에 숨겨져 키워지고 있다’는 한통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 아이는 주민등록도 올려져 있지 않은 상태로 학교에도 다니지 않아 말 그대로 문서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양육을 맡고 있는 아이의 엄마는 남편과의 이혼 후 10일 뒤 태어난 아이로 아버지의 동의가 따라야 하는 친생자 확인이 안돼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출생신고를 하려면 남편의 친자식이라는 것이 확인되거나 친자식이 아니라는 확인이 있어야 하는데 전 남편과는 이혼 후 연락이 닿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했던 것.

당시 이 사례를 접한 장명순 복지2팀장은 “당시 아이 엄마가 출생신고를 수 없이 시도했지만 전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친생자 확인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천호2동주민센터는 즉시 무료법률 상담을 통해 김 씨의 아이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섰다.

강동구의 지역주민과 천호2동주민센터가 함께 힘을 합친 민ㆍ관 협력 통합사례관리는 이렇게 시작됐다.

동주민센터는 우선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라는 법적 소송을 지원해 아이를 친모인 김 씨 밑으로 출생신고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아이는 현재 천호2동주민센터와 강동구청, 주민 등 많은 단체로부터 도움으로 법적 소송의 수속을 밟아 출생신고가 인정됐다.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아이의 학교 입학을 위해 동주민센터는 강동구청 여성청소년과, 강동경찰서, 어린이재단, 소리마을지원센터 등과 함께 힘을 모았다.

장명순 팀장은 “먼저 소리마을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재단에 연계해 아이가 입학 전에 학교 생활에 미리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구청과 학교 측에서 지역전문가들을 모아 위원회를 열고 출생신고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아이가 먼저 학교 입학을 진행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무사히 학교에 입학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장 팀장은 늦게 학교에 간 아이가 적응은 잘 할지 걱정했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수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활발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학교 선생님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후에도 천호2동주민센터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가 1대1 학습지도를 통해 늦어진 학교 수업에 따라갈 수 있도록 돕고, 공동체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의 엄마인 김 씨를 위해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집 보증금 200만원을 지원했다. 이뿐 아니라 강동우체국에서는 매월 10만원 상당의 후원품과 상품권을 지원하고, 같은 지역에서 이 모녀가정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지역 주민들도 힘을 모아 아이의 입학용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렇게 2015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천호2동주민센터의 민ㆍ관 복지 네트워크는 최근에는 그 밀도를 더 촘촘히 하며 지역을 살피고 있다.

특히 동은 많은 위기가정 발굴을 위해 활동 영역이 넓은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고시원 거주 주민들을 살피기 위해 고시원 건물주의 제보도 챙기고 있다.

천호2동주멘센터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주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가스비를 지원하는 가 하면, 주민들이 직접 만든 죽을 이웃들을 찾아가 나누고 안부를 살피는 등 민과 관이 하나가 돼 ‘모든 이웃이 행복한 천호2동’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천호2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동 안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제일 앞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지역을 살피겠다”면서 “주민 여러분도 작은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옆집 같은 동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움을 나눠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