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트럼프 등장과 새로운 국제질서
특별기고/ 트럼프 등장과 새로운 국제질서
  • 시정일보
  • 승인 2017.02.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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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상 명지대 초빙교수
   
 

[시정일보]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는 미국 국민의 대통령일 뿐만 아니라 200여개 나라로 구성된 국제사회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취임사에서 세계 인류공통의 관심사보다는 미국제품을 사고(buy American) 미국인을 고용(hire American)하라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더니 벌써부터 7개 이슬람 국가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서명,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중국 일본 독일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무역전쟁이 일어날지, 국제질서가 어떻게 바뀔지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발전해온 우리도 걱정이다. 하지만 걱정에 앞서 미국 역대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냉정히 분석하고 대처하여야 한다.

인류역사 이래 정치는 플라톤의 이상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주의가 혼재해왔다. 미국의 대외정책도 국익을 위한 국가주의와 국제주의가,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시대별로 존재했다. 미국은 1776년 독립선언했지만 독립혁명전쟁과 헌법논쟁으로 1789년에야 연방주의자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초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외정책은 제5대 제임스 먼로(James Monroe)에 이르러 고립주의적인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를 천명했다. 유럽열강의 간섭을 배제한 국가주의로 아메리카대륙의 중심국가가 됐다. 1898년 쿠바의 독립을 빌미로 미서(American-Spain War)전쟁에서 승리하여 필리핀까지 차지한 제26대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는 국제주의의 강경외교정책(Big stick diplomacy)을 선언했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세계적인 국가가 된 제28대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은 이상적인 국제주의 정치학자로 더 이상 전쟁이 없는 세상(WW1 is the end of the war)을 위해 민족자결주의와 국제연맹에 의한 세계평화를 주창했다. 우리민족은 일제식민 하에서 3.1운동을 일으켰다.

세계적 경제공황을 극복하고 또한 히틀러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로 야기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승리로 이끈 제32대 프랭크린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는 국제연합(UN)에 의한 국제정치질서와 평화방안을 마련했다. 경제정책도 보호무역주의를 철폐하고 미국 달러를 기축화폐로 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의 자유무역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이끌었다.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해방됐다. 그러나 미소대결의 냉전국제체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야기시켰다. 미국은 두 전쟁을 치르면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로 경제적 위기를 맞았다. 1969년 등장한 제37대 리차드 닉슨(Richard Nixon)은 괌 독트린(Guam Doctrine)으로 미국은 더 이상 자유세계의 맏형 역할을 포기하고(US is no longer big brother of the free world) 달러중심의 금본위제를 철폐하고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의 국제경제질서로 바꾸었다. 주한미군 7사단을 철수시켰다. 전임 지미 카터(Jimmy Carter)와 다르게 대소우위정책을 강행한 제40대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은 트루먼(Harry Truman) 이래 지속된 소련봉쇄정책이 성과를 거두어 1990년 소련을 붕괴시켰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국제질서를 주도하면서 제42대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1995년 GATT를 WTO로 통합 세계 무역자유화를 강화시켰다.

김영삼 정부가 제대로 대처 못해 IMF외환위기를 맞았다. 2001년 9.11 테러로 야기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은 미국을 또다시 경제적 침체로 몰고 갔다. 제44대 버락 오바마(Barrack Obama)는 2008년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G-7 경제체제를 G-20의 국제경제체제로 바꾸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실업난으로 민주당 정권에 불만이었던 미국 국민들은 이번에 기업가 출신의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중산층 백인들을 결집시킨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건국 이래 추구해온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근본이념에 변화가 없다. 대한민국이 추구해온 가치와 같다. 다행히 트럼프 행정부에는 북핵 위협에 인식을 같이하는 틸러슨(Tillerson) 국무, 매티스(Mattis) 국방, 폼페이(Pompeo) CIA부장 등이 포진해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취임하자마자 한국을 찾아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했다.

일찍이 영국의 파머스턴(Lord Palmerston) 경은 ‘국가 간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고 영원한 국가이익이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트럼프 등장이 세계에 충격과 새로운 국제질서를 일으키고 있지만 도전은 기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한미동맹을 가일층 도약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환영하며 강력한 미국 복원정책(Make America Great Again)과 더불어 한미상호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전쟁폐허에서도 산업화 민주화에 성공한 위대한 국민이다.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할 때다. 하루속히 탄핵정국을 이겨내고 단합하여 위대한 한국을 다시 건설(Make Korea Great Again)하여야 한다. (Sorbonne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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