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한국인, 제 사전엔 다문화 차별은 없죠”
“다 같은 한국인, 제 사전엔 다문화 차별은 없죠”
  • 주현태
  • 승인 2017.03.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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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장서구 출산다문화팀장
   
▲ 장서구 팀장(오른쪽)과 정은희 주무관(왼쪽)이 도움을 건넨 다문화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정일보]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가고 봄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5일,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영순) 둥근 테이블에 도란도란 모여 한국말로 얘기하고 있는 4명의 다문화인들을 만났다.

“안녕하세요”라는 서툰 한국말이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에서 울려퍼졌다. 그들은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동대문구 출산다문화팀장님 덕분에 일자리가 생겼다”며 “정말 고맙고 감사한 분”이라고 말했다.

칭찬의 주인공은 동대문구 가정복지과에 근무 중인 장서구 출산다문화팀장. 장 팀장은 “동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작은 재능으로 도움을 주는 직책을 맡고 있다”고 자신의 업무를 설명했다.

장 팀장은 얼마 전 출산다문화팀으로 찾아온 한 다문화인으로부터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간절한 부탁을 듣고, 다문화센터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줘 화제가 됐다.

이렇듯 남모르게 베푼 선행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장 팀장을 통해 일자리를 갖게 된 다문화인들의 칭찬 덕분이었다.

전부터 다문화가정에 관심이 많아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던 장 팀장은, 출산다문화팀장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다문화인의 ‘돌쇠’가 되길 자청했다.

장 팀장은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나라에 온 다문화인들이 ‘나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기존 한국인들도 다문화인이 ‘같은 한국인’이라고 인식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혀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장 팀장과 다문화센터의 화합으로 베트남문화 강사 일자리를 갖게 된 딘티무엔 짱 씨는 “다문화센터는 장 팀장님을 비롯해, 한국생활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준 감사한 분들만 있는 곳”이라며 “한국에서의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신 장 팀장님과 다문화센터 선생님들을 꼭 칭찬해줬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 팀장과 더불어 다문화인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다문화센터는 동대문구로부터 위탁받아 (사)한국건강가족실천운동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전문 지원기관으로, 2006년 서울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로 시작됐다.

다문화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영순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상담, 통번역 및 정보제공, 역량강화 지원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며 “장 팀장과 함께 발걸음을 맞춰 건강한 다문화사회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산다문화팀과 다문화센터는 상호화합을 통해 2010년 이래 25명의 다문화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이들이 빠르게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다문화센터는 출산다문화팀과의 소통을 통해 다문화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는 동대문구 지역주민과 다문화가족 간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축제로, 세계 전통 혼례의상을 입고 다채로운 악기체험, 입맛을 사로잡을 글로벌 음식 체험 등이 진행된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소통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다른 업무를 맡는다 해도 다문화인들의 가족으로 지내고 싶다”는 장 팀장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다문화가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동대문구 출산다문화팀원들은 언제든지 도울 준비가 돼있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현태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