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스탠딩토론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시정일보 사설/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스탠딩토론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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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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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말을 많이 하는 자가 말실수가 있고’ ‘말을 적게 하면 듣는 자가 판단에 실수한다’는 이론이 있다. 말을 많이 하면 듣는 사람은 허점을 발견한다. 말을 적게 하면 듣는 사람이 ‘유추(類推)’하거나 ‘상상’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말수가 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행간 생략 간결 어법으로 유명했다. 대중은 늘 행간을 미뤄 짐작하게 됐고 기자는 팩트가 아닌 상상력을 동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종편이 생기면서 패널들에 의해 극에 달한다.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은 무작정 던지는 말투로 구설수에 올랐다.

대권을 꿈꾸는 자라면 말의 조율이 엄격하고 평소의 소신이 요구된다. 유권자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19대 대선의 공식 TV토론회를 후보들이 서서 토론을 벌이는 스탠딩 방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후보별 발언 시간의 총량(18분) 내에서 사회자 답변에 답하거나 다른 후보와 토론할 수 있는 시간 총량제 자유토론이 도입된다. 스탠딩 토론은 기존 토론과 달리 원고를 외우거나 대본을 참고해 토론을 진행하기 어렵다. 후보의 실력과 정책 이해도가 빠르게 드러난다. 유권자는 토론자의 제스처와 표정을 면밀히 살피므로 인물평에 선택의 기회가 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스탠딩 토론을 해 왔다. 우리의 문제는 현재의 상황으로 5자 구도를 보인다. 양자구도 여건이 아니다. 언론사별이라도 미국의 양자구도처럼 토론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TV토론이 없었다면 케네디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후대 정치학자는 평한다. 젊고 자신 만만한 젊은 케네디와 피곤해 보이고 말을 더듬은 닉슨의 대결을 유권자는 판단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이후 미국은 텔레비전토론이 정착됐고 미국의 유권자는 스탠딩 토론이 있는 날은 만사를 제치고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은 지지율 15% 이상이거나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구성한 후보자로 자격을 제한해 자연스럽게 양자구도 토론이 되게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합의 한다면 양자 토론은 어렵지 않다. 국민의 판단에 다가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보는 거절할 필요가 없다. 거절을 한다면 거절 자체도 판단 항목이 돼야 한다. 거절은 후보자의 자신감과 국민 앞에 다가서는 자세가 부족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통의 문제가 대두되자, 장관들에게 ‘개별 보고가 필요할까요?’ 물었던 장면은 국민은 깊이 기억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소통의 대통령이 요구된다. 헌정 사상 유례 없는 탄핵이라는 결과는 여러가지 이유가 많다. 소통의 부재가 큰 요인이었다.

대 대통령의 선택 조건은 ‘소통’의 대통령, 대통령 자신이 가진 신념과 철학이 필요하다. 후보들은 자신만이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항변한다. 국민들은 준비됐다는 후보자의 검증에 미뤄 짐작하거나 홍보전에 치우쳤다.

대선 후보자의 양자 스탠딩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후회 없는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스탠딩토론에 환영한다. 좀 더 전진적으로 양자 토론이 정착돼 국민의 요구를 충족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