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수행비서ㆍ1호차 운전’ 겸직
전국 유일 ‘수행비서ㆍ1호차 운전’ 겸직
  • 윤종철
  • 승인 2017.04.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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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멀티플레이맨 박병기 부장

   
▲ 박병기 부장

[시정일보] 중구청(구청장 최창식)엔 공무원 직위표에 없는 ‘부장’이라는 직위가 있다. 그 주인공은 최창식 구청장의 1호차를 운전하는 박병기(49세) 주무관이다.

그가 부장으로 불리는 것은 단체장 전용차량 운전기사와 수행비서를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플레이맨’이 되고 부터다.

행사장에서는 구청장 옆에서 수행하고 행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행사장 입구에는 1호차를 대기시켜 놓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그의 모습에 다른 구청의 수행비서들은 혀를 내두른다. 1호차 운전도 신경 쓰이는데 구청장 수행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주위의 우려가 사라지는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박 부장이 1호차를 운전한 것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다. 당시는 수행비서와 같이 구청장을 모셨다. 그러다 2015년 6월 메르스로 인해 수행비서가 20일간 격리 초치되자 박 부장이 구청장을 혼자 모시게 됐다.

박 부장은 구청장의 인사말과 축사, 회의자료 등 그날 있는 일정과 관련된 자료들을 챙기고 차량 이동 동선도 꼼꼼히 살펴본다. 구청장의 지시사항을 해당부서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구청장 업무폰으로 온 연락이나 메시지 등을 처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구청장의 일정을 짜고 관리하는 등 수행비서가 하는 일까지 혼자서 해야하다보니 신경을 배 이상 써야 했다.

구청장이 만나는 사람이 워낙 많아 그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행사가 늦어져 다음 일정에 맞추기 위해 골목길 사이 사이의 지름길로 1호차를 몰때는 식은 땀이 흐를 정도다.

평균 출근시간이 오전7시로 구청장 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고 구청장이 자택에 들어가야 본인도 퇴근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행사가 많아 출근하기 일쑤다.

실제로 이렇게 개인 생활이 어렵고 일이 고되다 보니 그가 1인2역을 하기 전까지 8개월 동안 거쳐 간 수행비서만 3명이나 된다.

박병기 부장은 “10년전 4년 동안 맡은 것을 포함해 7년째 구청장을 모시고 있는데 아마 수행비서와 운전기사를 하는 사람은 제가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다”며 “그래도 이제는 사회인과 고2짜리 두 아들이 아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에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