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韓 세상> 청탁금지법/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고
청렴韓 세상> 청탁금지법/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고
  • 윤종철
  • 승인 2017.05.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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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돈봉투 만찬’…청탁금지법, 누구 보고 지키라는 건가 ‘허탈’

 

[시정일보]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돈 봉투 만찬’ 사건 자체감찰이 시작됐다. 검찰개혁론 등의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 최근 서민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청탁금지법’ 측면에서도 법 존재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농단사건 특별수사본부 수사팀 간부 6명을 대동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안근태 법무부 검찰국장과 요직과장들을 초청한 만찬은 굳이 ‘청탁금지법’을 따지지 않아도 상식과 법규를 무시한 호화 파티였다.

한 사람당 6만원짜리 식사에 폭탄주를 곁들인 파티는 물론이며 이 검사장은 법무부 과장들에게 100만원씩, 안 국장은 수사팀들에게 70만원~1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주고 받은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난 7개월 공무원 사회와 교직사회는 동료들이나 지인들과 먹는 3만원 짜리 밥도 눈치를 봐야 했다. 학교에서는 캔커피나 1만원짜리 상품권 때문에 고발당한 사례도 발생했으며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두고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을 때 법무부와 검찰의 반응이다. “수사비와 격려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주는 관행적인 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는 과연 ‘청탁금지법’ 이라는 법이 있지는 조차 모르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얼마 전 서울대 교수 A씨가 서울대병원ㆍ분당서울대병원ㆍ서울대 보라매병원 같은 과 후배 교수 17명에게 골프채 세트를 선물로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바 있다. 이 또한 교수들은 “정년 퇴직을 앞둔 교수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의대의 오랜 전통이고 대가성도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들을 조사하고 기소한 곳이 바로 검찰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3만원이 넘는 식사대접이나 금품등 수수는 청렴이라는 잣대로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고위간부들의 경우에 있어 ‘청탁금지법’은 무용지물이었다. 정작 특권층의 비리척결 임무를 위해 더욱 앞장서야 할 검찰이지만 오히려 누가 문제를 삼겠느냐는 오만함마저 묻어날 정도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간한 청탁금지법 교육 자료에는 청탁금지법 제정 의의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만연한 연고ㆍ온정주의로 인해 청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관행’이 부정의 시작이다. 또한 ‘대가성’ 등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 받지 않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이 오랜만에 지인과 만나 회포를 푸는 소소한 식사는 죄가 되고 검찰 간부의 호와 만찬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같은 관행이 분명 부정의 시작이다.

■ 참고 사례


이번 ‘돈 봉투 만찬’ 사건에서 이 검사장과 안 국장의 70만원~100만원 사이 돈 봉투를 주고 받은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청탁금지법 상의 공직자등의 금품등 수수 금지(제8조, 제9조) 조항을 보면 공직자등이 동일인으로부터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 없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 이하의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이 경우 각각 100만원을 넘기지 않지만 수개의 행위를 1회의 행위로 합산해 형사처벌 될  여지는 충분하다.

1회의 의미

수개의 수수행위가 있는 경우에도 1회로 평가될 수 있으면 모두 합산해 위반행위가 성립하고 제재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회는 자연적 의미의 행위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법적으로 평가된 의미의 행위 수를 고려해 판단해야 된다.

행위가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이 있거나 시간적 계속성이 있는 경우, 자연적 의미의 행위 수로만 보면 분할해 금품등을 제공하는 행위(소위 쪼개기)를 1회로 보기 어렵지만 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 1회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수개의 금품등 수수행위를 법적으로 1회로 평가할 수 있다면 모두 합산해 100만원 초과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윤종철 기자 / sijung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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