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 원칙을 지켜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어
시정일보 사설 / 원칙을 지켜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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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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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취임 한 달이 지났지만 새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만 정식으로 임명했을 뿐 아직 전체 내각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안경환 법무부, 송영무 국방부, 김은경 환경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지명하면서 현행 직제상 17명의 장관 가운데 11명의 후보자 인선이 완료됐다. 

과거 정부에서는 조각 과정에 논란이 됐던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하자가 드러난 국무총리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이 대거 낙마하는 사태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정부보다 깨끗하고 개혁성이 있을 것으로 믿었던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항간에 5000만 국민 중에 그렇게도 깨끗한 사람이 없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정도로 어떻게 한결같이 흠결 투성이 인지 모를 일이다. 

나랏일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대학에 나오는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는 先治其國(선치기국)하고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는 先齊其家(선제기가)하고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는 先修其身(선수기신)하니라.’ 즉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했고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을 수양했다’는 말처럼 수신한 다음에 제가하고 치국해야 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도덕적으로 수신과 제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비록 고위공직에 천거된다할지라도 본인 스스로 고사하는 것이 정도라 생각된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개념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싶다. 인사가 만사란 말처럼 아무리 내각구성이 급하다 할지라도 원칙을 지켜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천하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조속히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 새 정부로서는 인사 절벽 해소도 절박한 문제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사 5대 원칙을 천명한 엄정한 인사원칙을 지켜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국민들은 5대 원칙에 대통령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를 실행에 옮겨 이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청렴한 정부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원칙의 훼손은 새 정부의 정체성 자체를 흔들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야권 역시 당리당략에 집착해 발목 잡기에 급급하다간 국민으로부터 다시 한 번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