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중림동 ‘서울로7017’ 타고 ‘문화중심’ 급부상
중구 중림동 ‘서울로7017’ 타고 ‘문화중심’ 급부상
  • 이승열
  • 승인 2017.09.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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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밑 청소차고지에 ‘만리광장’
   
▲ 이동성 중림동장(맨 왼쪽)과 중림동 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중림로 ‘보행문화거리’ 재탄생
주민중심 골목문화협의회 활약

 

[시정일보]중구의 맨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중림동(동장 이동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약현성당,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동메달리스트 손기정과 남승룡을 배출한 옛 양정고보 건물(현 손기정기념관)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동네다. 

또 1970년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인 성요셉아파트, 구두상점이 즐비한 염천교 수제화거리,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소문 역사문화공원도 이곳에 있다. 

하지만 이곳은 서울역으로 인해 도심과 단절돼 오랜 기간 잊혀져 있던 낡은 동네이기도 하다. 특히 서울역 고가차도 아래 있던 청소차고지 때문에 지저분한 마을로 인식돼 왔다. 

최근 중림동이 서울시민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로 7017 개장으로 유동인구가 늘고, 청소차고지가 이전된 자리에 만리광장이 조성되는 등 지역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 

지난 12일 중림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이동성 동장은 “옛날 중림동은 도심에서 막혀 있는 뒷골목 분위기였고 청소차고지 때문에 인식도 좋지 않았다”며 “서울로 7017 건립으로 이전된 청소차고지 자리에 만리광장이 새롭게 들어서 동네의 이미지가 깨끗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역과 충정로역을 이으며 중림동을 가로지르는 ‘중림로’ 역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중림로는 지금까지 서울역 동쪽의 거리들에 비해 발전이 더디고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길이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역 주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에 따라 중림로에서는 ‘보행문화거리 조성사업’이 진행된다. 올해 말까지 25억원이 투입돼, 전선을 지중화하고 보도를 넓히는 등 도로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공사가 이뤄진다. 

이밖에도 중림동에서는 성요셉 문화거리 조성, 역사문화 탐방로 조성, 손기정·남승룡 기념 프로젝트, 약현성당 명소화, 중림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모든 사업은 주민이 적극 참여해 주민 주도적으로 이뤄진다. 중구는 관내 모든 동에서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사업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이웃을 배려하면서 주변 환경과 생각을 함께 바꿔가는 운동이다. 주민이 모여서 골목별로 ‘골목문화협의회’를 만들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고 공감대를 찾는다.

이와 관련 최창식 중구청장은 “명소 조성이든 도시재생이든 출발점은 골목이다. 도시민의 일상이 대부분 이뤄지는 골목이 성장하면 주민들도 혜택을 받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림동 역시 △중림로 △청파로 △만리재로 △충정 등 4개 골목문화협의회를 조직하고 간담회를 열어 주민 스스로 중림동의 문제 해결과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들은 이미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KT&G의 후원을 받아 낡은 ‘손기정 둘레길’에 벽화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또 중림시장 앞길에 ‘청파로 문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주민과 구청 담당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지중화사업, 건물 리모델링 등의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이동성 동장은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에 주민들이 모두 입주하고 골목문화 창조사업과 서울시의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에 따른 사업이 속속 진행되면 중림동은 더욱 살기 좋은 마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