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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칼럼/ 노인요양시설도 돈 벌 수 있다?
임춘식 논설위원
2017년 10월 12일 (목) 15:07 시정일보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며칠 전 ‘노인 1명당 160만원 챙겨요’라는 기사를 읽고 노인복지전문가로서 돈벌이로 전락하는 왜곡된 시선에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자식이 못하는 효도를 노인요양시설이 대신하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시설 종사자들의 헌신은 인정받아야 한다. 

2008년 7월 ‘제5의 사회보험’을 모토로 출범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장기요양보험법 제정이후 짧은 준비기간, 이해관계자 간 갈등, 제도에 대한 오해 등 다소간의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제도 자체는 연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문적·체계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이용자의 삶의 질 향상, 보호자의 신체적·경제적·심리적 부담이 경감됐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보건복지부는 말한다. 

돌이켜 보면, 국가는 장기요양제도를 도입하면서 노인요양시설의 수효를 공급하지 못할까봐 일반인에게 “노인요양시설을 하면 돈 벌 수 있다”, 심지어 소상공인지원센터는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면 기초자금을 저리로 빌려준다”며 소규모 노인요양시설 개원을 적극 권장했다. 장기적으로 “노인요양시설 운영은 특별히 어려울 것 없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결국 ‘돈벌이 된다'는 입소문에 우후죽순 설립됐던 것이다.

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전국 노인요양시설(공동생활가정 포함)의 수는 5187개소에 이른다. 이는 법이 생긴 2008년 1244개소 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현행법상 요양시설은 요건만 맞추면 쉽게 설립하고 심지어는 쉽게 사고 팔 수도 있다. 이처럼 노인요양시설 수가 급증하며 노인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돈벌이를 넘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문제들이 노인요양시설을 돈벌이로 보면서 생긴 문제라며 복지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돈을 어떻게 남길까에 고민만 남았다고 평가를 절하한다. 또한 보다 구체적인 규제를 통해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쨌든 노인요양시설이 체계적인 준비 없이 바로 시장에 내맡겨지면서 벌어진 문제일 뿐이다.

어쨌든 문제는 그동안 장기요양제도는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단시일 내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에 정책의 방향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국가에 의해 민간중심의 장기요양시설의 설립이 독려됐고, 시장논리에 따라 경쟁하도록 하는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지극히 낮은 형편이다. 게다가 노인요양시설의 영리화로 인한 무분별한 경쟁과 서비스 질 저하, 재정누수 등이 제도 시행과 동시에 지적돼 왔던 것들이다. 그래서 시설 난립, 서비스 후퇴 등 ‘갈 길 멀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본인부담금 때문에 이용을 꺼리거나, 빈곤층 중 일부는 등급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민간시설은 ‘돈 되는 노인’만 골라 받는 일을 암암리에 자행하고 있다고 폄하한다. 이는 태생부터 시장에 맡겨진 제도상의 문제로 장기노인요양 시설은 ‘복지'가 아닌 ‘사업'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일반 영리사업자에게 사회복지법인 시설에나 적용시키는 재무회계규칙을 적용시키는 것은 사유재산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문제점이 적지 않다. △서비스 대상자의 제한성 △서비스 내용의 포괄성 부족 △본인 부담의 과다 등의 문제는 물론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시설의 시설 난립 △낮은 서비스 질과 요양사의 자질 시비 △이용자를 중심에 두는 서비스 전달체계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제도의 미비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의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운영자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가 너무 낮아 도저히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정부의 자랑거리였던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이제는 비판거리로 몰락하는 것을 바라보며, 이것을 개인의 잘못인 양 모든 문제를 개인사업자에게 두는 정부를 비판한다. 

국가가 노인요양시장에 개입해 근로조건, 사회보험적용, 임금 등에 대한 구체적 표준을 제공하고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서비스 노동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정적 고용과 노동자에 대한 전문적 교육,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서비스제공체계의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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