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억을 스쳐간 바람의 궤적
삶의 기억을 스쳐간 바람의 궤적
  • 李周映
  • 승인 2017.11.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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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화백 개인전 <바람이 머무는 곳>, 팔순의 열정...1~6일 가나인사아트센터
   
▲ 심상-바람이 머무는 곳.
▲ 이병석 화백

[시정일보] 비시각적인 바람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성으로 감정적ㆍ정서적인 회화의 미를 표현하는 원로 화백 이병석 화백의 초대전 <바람이 머무는 곳> 전시가 1일부터 6일까지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단법인 한국문화마을협회의 초대로, 이병석 화백의 80여년동안의 작업을 아우른다.
미술평론가이자 한국미술협회 평론부이사장인 박명인 평론가는 “이병석 화백은 형과 색을 탐구하면서 붉은색의 서정적인 분위기, 푸른색의 차가운 느낌과 신비스러움을 표현하려 했다. 또한 비물질적인 바람으로 자연의 동적인 생명력을 구사하고 이를 화백은 ‘마음의 창에 비춰진 추억어린 환희’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색채가 가진 추상성을 통해 그의 작품 전반에 표현된 붉은색과 푸른 색은 심리적인 색채는 정신적인 감명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소재가 되는 산과 빛, 나무 등과 같은 자연의 오브제들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느끼는 원초적인 안락함, 기쁨의 표현이다.

작가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들의 움직임들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의 밝은 중앙과는 대조적으로 양쪽으로 분할된 어둠은 작가의 마음의 창을 심상적으로 형상화한다. 창의 안쪽에서 바람이라는 비물질의 움직임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 빠르게 지나가는 듯한 선의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시간의 속도감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출시켰고 풍경이라는 물질적 형태와 심상이라는 비물질적 형태가 함께 중첩되면서 현란한 색채의 열기로 대자연 저편의 환상적인 이미지가 펼쳐지는 내 마음의 창을 열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란함과 중후한 감성표현으로 바람이 담고 지나간 현실에서 먼 또 하나의 세계를 회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이다.

이병석 화백은 꾸준히 자연의 동적 현상인 ‘바람’을 주제로 <바람이 머무는 곳>,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바람이라는 주제를 통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과거라는 미지의 세계로, 바람이 머무는 곳은 현재로 그리고 바람이 떠나가는 곳은 미래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이 화백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한곳에서 아우르고 있는 시간성을 담았다.

이병석 화백이 가진 추억 속 환상과 환희 가득한 시간개념의 표현들은 고스란히 그의 화폭에서 인생여정의 궤적을 쌓아가고 있으며, 작가만의 초현실적인 미적 철학으로 보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