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한미FTA 개정 철저한 대비 절실
시정일보 사설/ 한미FTA 개정 철저한 대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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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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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녀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개정문제로 큰 압박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일본에서와 달리 돌발 발언도 없었다. 일부에서는 다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한미FTA를 꺼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돌발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 성동격서라는 말을 너무나 잘 적용한 트럼프가 아닌가 싶다. 트럼프는 불공정 무역에 한마디도 않았다. 그렇지만 국회연설에서 트럼프의 마음은 드러났다. “군사협력 증진과 공정성 및 호혜의 원칙하에 양국 통상 관계를 개선하는 부분에서 생산적 논의를 가졌다”는 원론적 언급만 하며 FTA에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군사무기 판매에 신경을 썼다. 748억달러(약 84조), 기업 등의 대미투자 수입의 좋은 성과를 거두고 웃는 얼굴로 떠났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트럼프는 한미 양국이 실무에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당분간 협상 진행을 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도 문제지만 국내의 이해 관계자들과도 설득해야 하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한미 협상은 이르면 내년 초에 시작이 될 것으로 본다. 통상조약의 체결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적 타당서도 검토해야 한다. 공청회 통상조약체결 계획은 물론 국회의 보고를 거쳐야 한다. 
관건은 국내의 다양한 이익단체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미국이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십억달러어치의 무기를 구매키로 하면서 협상이 좀 더 수월할 것으로 보는 것은 한국정부만의 생각이 될 수 있다. 지금 미국은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미국의 자동차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한국 자동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생각은 미국의 자동차가 한국의 거리에 더 많이 달리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표부는 자동차 수입 확대를 요구할 것이고 우리는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재협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을 좀 더 알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부터 한미FTA는 끔찍한 거래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의미부여를 축소해서 해석했다. 이번 ‘세일즈던트’(세일즈맨+프레지던트) 트럼프는 중국에서 약 284조, 일본 168조, 한국84조원의 거대한 구입명세서를 받아냈다. 한국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모든 각료가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에서 보인 세일즈맨의 정신으로 무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한국의 미래는 없다. 곡물, 자동차, 전자재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통상압력의 대상이다.

세계의 질서는 우방의 개념은 희미한 과거의 추억이다. 자국의 이익이 된다면 어제의 우방이 오늘의 통상압박국이 된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지켜온 우방이라는 관행은 없다. 오로지 미국의 무역 불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도 북핵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것과 별도로 대규모 무기구입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 개선을 요구해 성과를 거두는 등 일본 한국 중국 3국에서만 수백조원의 경제 이득을 챙겨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