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 중용은 최선의 바른길 찾는 것
시정일보/ 시청앞/ 중용은 최선의 바른길 찾는 것
  • 정칠석
  • 승인 2017.12.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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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天下國家可均也(천하국가가균야)요 爵祿可辭也(작록가사야)요, 白刃可蹈也(백인가도야)로되, 中庸不可能也(중용불가능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천하와 국가는 평정해 다스릴 수 있으며 작위와 봉록은 사양할 수 있으며 시퍼런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용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 처하든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것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까 마는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 중용의 도를 강조한 말이다. 지혜롭다고 하는 자도 중용을 택해 한달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하여 참다운 지혜를 얻을 것과 중용의 실천이 어려움을 얘기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강조한 말이다. 제 아무리 유능하고 정치를 잘한다고 해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청렴결백하다 해도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용감하다 해도 날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밟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오직 한 가지만 집착해 전심전력하면 능히 해낼 수 있다. 중용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 처하든 최선의 바른 길을 찾는 것에 있다. 공자는 한 끼 밥을 먹는 사이에도 엎어지고 자빠지는 순간에도 인에 어긋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거니와 중용의 실천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한 순간도 어길 수 없는 중용의 도에 비하면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고 칼날을 밟는 일은 오히려 쉬운 것이다. 이는 중용은 어려워서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중용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임을 강조한 말이다.

작금에 들어 정치적 성향이 강한 판사들의 발언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 피의자를 석방한 특정 판사를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하고, 재판의 독립을 강조한 대법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재판이 곧 정치’라는 어느 판사의 말처럼 판사 사회가 정치권의 진영 논리에 빠져드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해당 사건 기록을 보지도 않은 판사가 다른 재판부 결정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재판의 독립성을 헤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판결에 가하는 평가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다른 판사의 판단은 위선으로 치부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사법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보루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다른 판사의 결정을 정치적으로 재단하는 법원 내부 압력으로부터의 독립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으며 중용은 최선의 바른길 찾는 것이란 명언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