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병역명문가 제도를 알고 있는가
기자수첩/ 병역명문가 제도를 알고 있는가
  • 주현태
  • 승인 2017.12.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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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기자의 집안은 할아버지부터 큰아버지, 아버지, 작은 아버지 그리고 사촌 3명의 형제들까지 모두 명예 전역을 마친 병역명문가문이다.

병역명문가 제도는 3대(조부, 부ㆍ백부ㆍ숙부, 본인ㆍ형제ㆍ사촌형제)가 모두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뜻한다. 대대로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병무청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다. 또한 병역명문 가족 구성원들에게 병역명문가증을 전달되는 것으로 많은 혜택을 받는다. 

병역명문가증이 있으면 국가기관ㆍ공공기관ㆍ지자체ㆍ병무청과 협약 된 민간업체 기관이나 시설을 이용할 때 할인 또는 추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자는 병역명문가증은 혜택을 다양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싸움을 유발하는 장식용 카드인 것 같다.

기자는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병무청 홈페이지 안내에 따라 용산에 있는 영화관을 방문했지만 “처음보는 것이고, 이곳에서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차 확인했지만 주변에 따가운 눈초리만 받을 뿐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또한 할인 혜택을 해준다는 안과와 치과에 각각 라식 수술과 임플란트 문의를 했지만 안과에서는 “현재는 이벤트 기간이라서 중복할인을 할 수 없다”고 말을 들었으며 치과에서는 “죄송하지만 오셔서 진단을 받고 상담을 해봐야 안다”는 어이없는 말을 내뱉었다.

올해 시행 14년째를 맞고 있는 병역명문가 제도의 혜택이 병역명문가족들에게 닿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서울병무청 관계자는 “업무를 체결한 시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소통과 홍보를 해야겠지만, 잦은 소통과 홍보는 그 업체에 대한 개별적 홍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공공기관으로서 매년 한 번씩 실태 조사를 하며 재교육을 하는 것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병역명문가들이 혜택을 받을 있도록 업무협약을 늘리는 등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가 서울에 있는 4곳의 자치구 간부들과 기초의원들에게 병역명문가증을 알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을 때 20명중 단 1명만이 알고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협약 자치구인데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모르는 간부와 의원도 있었다.

제도를 모르는 지자체의 실수라고 보지 않는다. 병무청은 제도를 시행할 때의 본 목적을 잊지 말고 병역명문가 가문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또한 협약을 맺은 곳이라고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확고한 약속을 재차 강조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우리도 병역명문가문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혜택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