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길은 가시덤불과 진흙탕뿐
욕망의 길은 가시덤불과 진흙탕뿐
  • 시정일보
  • 승인 2004.0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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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理路上(천리노상)은 甚寬(심관)하여 稍遊心(초유심)하면 胸中(흉중)이 便覺廣大宏朗(변각광대굉랑)하며 人欲路上(인욕노상)은 甚窄(심착)하여  寄迹(재기적)하면 眼前俱是荊棘泥塗(안전구시형극니도)니라.”
이 말은 천리의 길은 너무나 넓고 커서 거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면 가슴속이 확 트이고 밝아진다. 욕망의 길은 한없이 좁아 거기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눈앞엔 모두 가시덤불과 진흙탕 뿐이라는 의미이다. 원인과 결과의 약속이 없는 그러한 천리의 길에는 조금만 들어서도 가슴속이 확 트이고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이 만들어내는 욕망의 길은 어떤가. 그것은 처음부터 원인과 결과의 약속이 있다. 프랑스의 문호 스탕달의 장편소설 적과 흑을 보면 보잘것없는 집안의 한 청년이 끝없는 욕망의 길을 달려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권력과 금력, 그리고 출세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출세의 야망에 불타는 목수의 아들 줄리앙은 그간 비서로 들어간 후작집 딸을 유혹 그녀와 약혼을 하게된다. 그 덕택에 귀족 칭호까지 받게 된 줄리앙은 결혼식을 앞두고 장애물로 등장한 옛 애인을 죽이려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이미 원인과 결과의 약속이 맺어진 부질없는 욕망이 만들어낸 한편의 드라마다.
작금의 이화여대 입시비리를 보면서 우리는 실망을 넘어 허탈해하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입시인지 도대체 돈으로 학교입학을 좌지우지 하는건지 알수가 없다.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교수라는 직위를 가진 사람이 학교의 입학을 돈으로 팔았다니 이 사회가 도대체 어디까지 갔는지 알 수 없는 일이 다. 차제에 정부와 관계당국은 철저히 전면조사를 실시 명명백백히 밝히고 다시는 이땅에 입학을 부정한 방법이나 돈으로 파는 그러한 사태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입시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화여대뿐만아니라 예체능계열의 입시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를 통해 실력이 있어도 돈이 없어 불합격되는 사례가 없도록 정정당당한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