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기운으로 자신의 몸을 보전해야
온화한 기운으로 자신의 몸을 보전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6.02.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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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標節義者(표절의자)는 必以節義受謗(필이절의수방)하며 榜道學者(방도학자)는 常因道學招尤(상인도학초우)라 故(고)로 君子(군자)는 不近惡事(불근악사)하며 亦不立善名(역불입선명)하나니 只渾然和氣(지흔연화기)가  是居身之珍(재시거신지진)이니라”
이 말은 지조와 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지조와 의리 때문에 비난받고 도덕과 학문을 내세우는 사람은 항상 도덕과 학문 때문에 원망을 산다. 그러므로 군자는 악행에 가까이 서지 않을 뿐만아니라 명예로움에도 쉽사리 서지 않는다. 오로지 혼연한 화기만으로 그 몸을 보전하는 보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참으로 지조를 아끼고 의리를 지킬줄 아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에서든지 지조나 의리를 내세우지 말라. 참으로 자신이 아끼고 지키며 사랑하는 것들은 아끼는 만큼 자신의 내면 깊숙히 감추어 두는게 좋다. 그것이 지조에 대한 지조이며 의리에 대한 의리다. 또한 도덕에 대한 도덕이며 학문에 대한 학문이다. 내세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자기자신을 그만큼 모르고 있는 탓이며 자기자신을 그만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어리석음을 내세우든가 부끄러움을 내세우라. 거기에는 그래도 온화한 기운이 있다. 순수한 마음이 있다.
작금에 국가안전보장회의 문건 폭로파동을 보면서 우리는 외교안보 문제에 있어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정권이 아무리 바뀌는 시기라 하더라도 외교안보에 대한 문제는 국익과 국가간의 신뢰를 위해 그대로 지속되어야 한다. 적국에 대한 작전상황이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고, 우리의 우방에 대한 문제도 그렇고, 어떠한 국가간의 이익이나 관계에서도 그렇다고 생각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가기밀을 폭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물론 사안의 진상을 상세히 알기는 어려우나 국가간 민감한 외교협상 문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작금의 작태에 대해 심히 우려스럽고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현재처럼 일방적인 폭로와 관계기관의 해명이나 반박은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뿐이며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사실을 직시, 관계부처와 국회차원의 조사특위를 구성, 철저한 조사와 경위를 밝히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분명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추궁을 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재발방지책을 마련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