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효과와 그 향방
강금실 효과와 그 향방
  • 시정일보
  • 승인 2006.04.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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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5일 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강 전 장관은 연보라 투피스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극장 안은 ‘강금실’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이 함성과 100여 명이 넘는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강 전 장관의 말이 끝날 때마다 지지자들은 강 전 장관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곤 “강금실,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4월 봄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이날. 강 전 장관은 훌륭한 이벤트를 했다. 서울시청 역에서 내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오며 그는 대중적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 극장 안 분위기도 보랏빛과 흰색 천으로 장식했다. 그의 이미지처럼 화사했다.
강 전 장관은 “처음 봄을 맞는 것처럼 하늘도 맑고 날씨도 따뜻하다”며 말문을 열고 “여러분과 같이 시작의 설렘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후보 출마와 관련, “어떻게 하면 사회가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며 “경계를 허무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북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거품인기’라는 표현에 “거품이라는 말은 서울시민에 대한 모독이다”고 잘라 말했다.
강 전 장관이 화려하게 데뷔했다는 표현은 현재로서는 맞는 말이다. 그의 넘치는 화사함은 시민들을 기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의 출마가 우리나라 선거문화를 바꿔놓을 수 있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은 여전히 ‘이미지에 충실한’ 정치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이미지가 그의 매력이고, 선거과정에서 이념이나 정책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출마를 결심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이날 “경선을 통해 공약을 다듬겠다”는 말에서 이를 입증한다.
강 전 장관의 이미지와 그에 따른 효과가 얼마나 표로 연결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결정되느냐에 따라 강금실 효과는 찻잔 속의 미풍일지, 아니면 ‘루사’급 태풍일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한나라당에게 넘어갔다. 5월31일을 지켜보자.

方鏞植 기자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