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두려운 공무원
지방선거가 두려운 공무원
  • 시정일보
  • 승인 2006.05.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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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결과를 점치며 자치구 공무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차기 구청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역정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A구의 한 공무원은 후보 못지않게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토로한다. 4년 전의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O구에서 직원들과 의욕적으로 근무하던 그는 구청장이 바뀌면서 영문도 모른채 ‘느닷없이’ 다른 구로 전출됐는데, 뒤에 사정을 듣고 경악했다. 전임구청장과 고향이 같아 밉보였다는 것이다.
옮겨간 구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열심히 일해 구청장의 인정도 받은 그는 4년 전의 충격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는데 현직 구청장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요즘 다시 입맛을 잃게 됐다고 고백한다.
유력 후보자 진영에서 그를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현직 구청장의 측근으로 ‘낙인’ 찍었다는 소리를 들어 또다시 4년 전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전·현직 구청장이 맞붙은 B구의 경우도 비슷하다. 양측이 팽팽한 접전양상을 보이면서 공무원들의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현직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 공무원은 “현직이 잘되면 승진이고 안되면 떠돌이가 될 판”이라면서 괴로운 심경을 전했다.
이렇듯 민선 1,2,3기를 거치면서 선거결과에 따라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공무원들은 허다하다. 이들은 “4년마다 되풀이 되는 지방선거가 지긋지긋하다”면서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거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현실과는 별개라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장본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