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할 수 있다’ 자신감
‘금천구 ‘할 수 있다’ 자신감
  • 시정일보
  • 승인 2004.03.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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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욕심쟁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취약한 곳이 어딜까’하고 물으면 떠올리는 몇 곳 가운데 제일 먼저 꼽혀지는 곳이 금천구다. 그뿐인가 주민인구도 취약해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상임위 없는 구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문화시설도 취약하다. 그러나 분구 이래 지금까지 세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문화시설까지는 사실 버거웠으리라. 또한 지역 환경이 군부대를 비롯해 곳곳이 공단이 자리잡고 있는 자리고 보니 서울시로서도 어느 구보다 마음은 쓰이지만 뾰족한 묘안을 찾아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금천구를 마냥 이렇게 방치해 둘 수만은 없는 일. 그래서 지난해 금천구와 서울시가 급기야 묘안 찾기에 나섰고 그 결과 금천구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침체됐던 만큼 발전과 개발의 가능성이 크게 부각된 것이다. 본지는 이번 특집을 통해 그 발전과 개발의 가능성에 귀기울여 보기로 했다.


市 ‘금천구 시계지역 종합 발전 구상’ 마련
시흥·독산동 일대 단계적 개발 전격 추진
지난해 뉴타운지구 선정 탈락 ‘전화위복’
‘갱신민원예고제’ 행자부 우수사례 ‘전국 전파’


새벽 여명을 밝히는 금천구=‘못 사는 구에서 뭘 할 수 있겠냐’
‘이 정도만 해도 잘하는 거 아니냐’
시흥3동시계경관 개발지구
큰 욕심도 없고 그렇다고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정도에 머무르겠다던 금천구가 욕심쟁이가 됐다. 그것도 겁 없이 달려드는 아주 무서운 욕심꾸러기가 돼서 당황스럽기까지 한다. 바닥까지 내려가 이제는 박차고 오르는 일밖에 없음을 알았던 것일까.
순하디 순한 금천구를 이렇게 박차고 오르게 한 이유가 뭘까. 갑자기 달라진 금천구의 태도 변화에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해 후반기 금천구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서울시가 자치구 균형발전을 위해 뉴 타운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금천구가 뉴 타운 지구로 선정되는 것은 누가 봐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곳이라는 말을 옛말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서울시는 금천구를 뉴 타운 선정에서 제외시켰다. 금천구가 신청한 시흥3동 일대가 ‘시계경관지구’로 지정돼 있다는 것이었다. 뜻밖의 탈락 소식에 주민들의 낙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구청도 만찬가지. 구로선 이를 인정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후 구청은 뉴 타운 지구로서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서울시에 요구했고 결국 지난해 말 뉴 타운 대상지역에서 탈락한 금천구 시흥3동 일대에 대한 시계경관지구 해제작업이 시작됐다. 이어 곧바로 시흥동과 독산동 일대 약 80만평에 대한 ‘금천구 시계지역 종합발전 구상’안이 마련되고 서울시는 이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늦어도 오는 6월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천구의 박차고 오르는 열정에 결국 서울시는 도시계획 규제와 기반시설 부족으로 낙후된 금천구 시흥·독산동 일대를 비롯해 서남권 시계지역 144만평에 대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이곳을 뉴 타운, 공원, 도로 등으로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용역에서는 시흥동 일대 약 24만평의 시계경관지구를 포함한 전체 대상지역의 토지 이용 및 기반시설 현황 조사 등을 통해 지역발전 특성화 방안과 분야별 발전방향, 세부 시행계획 등을 수립하게 된다. 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업별 정책 반영 여부를 결정한 뒤 시계경관지구 등에 대한 도시계획 결정이나 변경 절차 등을 거쳐 사업별 세부계획을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히려 당초 뉴 타운 지구로 선정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 셈이다.
금천구의 ‘시계지역 종합발전구상안’은 시계경관지구로 묶인 24만평 뿐만아니라 군부대가 위치한 독산1동 10만여평 등 무려 80만평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이 포함되어 있으며 시계경관지구 24만평 가운데 시흥3동 966일대 15만평은 서울시의 2차 뉴 타운 지정에서 누락된 곳이다. 따라서 이곳 2차 뉴 타운 선정과정에서 시계경관지구라는 이유로 제외됐던 시흥3동 966번지 일대 14만여평도 이르면 상반기에 뉴 타운 지역으로 추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 우수사례 선정에 금천구도 한 몫=올 초엔 특별한 일도 있었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실시한 ‘2003년도 전국 시·군·구에 대한 민원행정 추진상황’ 종합평가에서 금천구의 ‘갱신대상 민원 예고제’가 민원시책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전국에 시달된 것이다.
갱신민원예고제란 각종 인·허가 및 면허 민원사무 중 개별법에서 기간이 명시되어 있어 갱신해야 할 민원에 대해 사전에 민원인에게 기간 도래와 재신청에 따른 구비서류 등을 안내함으로써 이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구는 이에 따라 최소한 15일전에 갱신해야 할 민원에 대해 안내를 실시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었다.
지난해 구가 추진한 실적은 검사민원 1종 3만7650건, 허가민원 2종 762건, 인가민원 1종 592건, 신고민원 6종 220건, 면허민원 1종 17건으로 총 11종 4만734건 중 94.1%에 해당하는 3만8336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갱신대상 민원예고제 대상민원은 총 11종 3만9224건으로 구는 이 제도 시행으로 기간이 경과되어 입게 되는 민원인들의 불이익을 최소화 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적극적인 봉사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청사 건립·군부대 이전’ 숙원 해결
시흥역 인근 신청사 건립 확정

교통 편리 접근성 제고…2006년 완공
7월부터 군부대 토지매각 ‘이전 시작’

군부대 이전만을 학수고대 기다리며 청사건립의 꿈을 키워왔던 금천구의 계획에 문제가 생긴 것은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말썽이 생기면서다.
어렵사리 군부대 이전에 대한 국방부의 확답을 얻어내는가 싶었는데 정작 이전부지로 선정된 곳에서 군부대를 받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동안 군부대를 끼고 있어봐서 군부대를 끼고 있어야 하는 불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금천구로선 그 마음도 모르는 척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될 듯 말 듯 진척을 보이지 않는 군부대 터만 믿고 있다가는 청사건립은 요원하기만 하고, 지켜보고 있던 금천구가 용단을 내렸다. 그에 준하는 2차 후보지 선정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 군부대 터와 청사예정지.
주민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문제를 제일 먼저 생각하고 주민들이 부담 없이 쉽고 편리하게 드나 들 수 있는 환경. 그러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최적지를 발견했다.
군부대 터에 짓기로 한 청사부지를 뒤쪽으로 조금만 이전하면 시흥역과 닿아 교통도 편리하고 군부대 터가 상업지역으로 개발될 경우 빌딩 숲에 쌓이는 것보다 한적한 시흥역 주변에 조용하게 자리잡는 편이 관공서의 이미지로는 적합했던 것이다. 구는 이에 대한 의견을 곳곳에 타진했고 시정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에서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86%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찬성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새 청사는 대지 5.203평, 건물 13.200평 규모로 총 847억원이 투입되고 1관에는 본관과 보건소, 2관에는 구의회와 구민회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올해 안에 도시계획시설결정이 나면 바로 설계와 착공에 들어가 2006년 완공 하게 된다.
구의 이런 계획에 군부대 이전이 더욱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걱정도 있다. 하지만 구는 이미 이에 대한 복안을 마련해 놓고 국방부와 조율을 끝낸 상태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설명회를 통해서 밝혔듯이 군부대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이 고시되는 오는 7월쯤 구 청사부지로 일부 토지를 우선 매각하고 차후 나머지 땅에 대해서도 매각공고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본격적인 이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또 군부대가 완전히 이전되는 데는 부대 이전 예정지 매입, 시설공사 등을 고려해 약 2~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부대 이전은 확실히 이루진다”며 보다 더 빠른 시일내에 이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金惠蘭 기자 / erteus1004@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