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울 때 위태로움 경계했어야
평화로울 때 위태로움 경계했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4.03.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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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只是逆來順受(군자지시역래순수)하며 居安思危(거안사위)하나니 天亦無所用其伎倆矣(천역무소용기기량의)니라.”
이 말은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순리로 받아들이고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순리로 세상을 사는 군자에게는 하늘이 거꾸로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또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있기에 어떠한 재난이 닦쳐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으며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상시 늘 부단히 노력하고 애쓸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작금의 폭설에 대한 국가 재난시스템을 보면서 과연 우리에게 국가 차원의 재난 재해 시스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기상관측사상 최대의 3월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유사이래 고속도로가 20시간이상 차단고립되는 사태를 보면서 정말 우리에게 체계적인 방재시스템이 있는건지 도로공사는 그간 무엇을 했는지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영하의 날씨속에 1,1000여대의 차량이 통행료를 징수하며 관리하는 고속도로상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차량에 갇혀 추위에 떨며 무릎까지 파묻히는 눈속을 수킬로미터씩이나 걸어 음식물을 구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접하며 정부나 재해대책본부는 그 시간 무엇을 했으며 건설교통부와 도로공사는 통행료만 징수하는데 혈안이 되었지 차량통제 등 기본지침을 준수했는지 묻지 않을수 없으며 이것이 과연 국가인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때를 대비 소방방재청을 지체없이 출범시켜야 하는데도 1년간이나 밥그릇싸움으로 허송세월을 하며 국회현관에서 주무장관까지 나서 수장자리를 정무직으로 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결국은 시민들만 골탕을 먹인꼴이 됐다.
이러한 부실한 재난시스템으로는 국가가 지탱할 수 없으며 국민도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하나 반드시 이번에 그 문제점을 파악 책임자를 처벌 나사풀린 공직기강을 다잡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鄭七錫 기자 chsch7@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