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배워야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배워야
  • 시정일보
  • 승인 2004.03.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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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情(인정)은 反復(반복)하며 世路(세로)는 崎嶇(기구)로다 行不居處(행불거처)에는 須知退一步之法(수지퇴일보지법)하며 行得去處(행득거처)에는 務加讓三分之功(무가양삼분지공)하라.”
이 말은 사람의 마음이란 변하기가 쉽고 세상길은 험난하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어느 정도의 공로를 사양하는 것이 옳다는 의미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온누리를 세상이라고 한다. 그 세상속에는 참으로 많은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뒤엉켜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들 세상을 일컬어 험난하다고들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그네 세상이란 말이있다.
이것은 세상살이의 무상함을 일컬는 말이다. 또한 기린은 잠자고 시라소니가 춤춘다는 말도있다. 이것은 오히려 성인은 깊숙히 들어앉아 있고 무능한 사람만이 설치고 움직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눈감으면 코 베어 먹을 세상이란 말도 있다. 세상 인심이 얼마나 험악하고 믿음성이 없으면 그토록 잔인한 속담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 싶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양보보다 아름다운 그릇은 따로 없을 것이다. 어려운 일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면 장애가 있을수 없을 것이며 쉬운 일일수록 그 공로를 나누어 주면 그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그릇이겠는가. 작금에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인 탄핵을 보면서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않을 수 없다.
먼저 여야가 모두 한걸음 물러서는 기본적인 원리를 실천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탄핵은 불행한 일이나 민주주의니까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법대로 차분히 진행하고 모든 국민은 자신의 위치에서 평상시처럼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마치 난리가 난 것처럼 우왕좌왕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갈등과 반목을 키우는 시위는 더더욱 아니된다. 탄핵이 잘 되었던 못 되었던 그것은 헌법재판소에서 법으로 판단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론을 벌이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시위는 자제되어야 하며 또한 그 행위야 말로 더더욱 나쁜일이다.
우리는 이번일을 차분히 지켜보며 세계만방에 우리 민주화의 척도를 더욱 알리고 또한 성숙된 모습을 보여 국민의 힘과 국력을 키우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모든 언론도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론을 모아 차분히 모두가 제자리에서 맡은바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선도해 국가가 한걸음 더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그러한 논조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鄭七錫 기자 chsch7@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