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상의 배려, 행정이 달라졌다
기자수첩/ 일상의 배려, 행정이 달라졌다
  • 李周映
  • 승인 2018.01.11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정일보]어렸을 때 엄마를 따라 동사무소에 갔을 때를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무표정한 얼굴에 퉁명스러운 말투로 주민들을 대하고 있었다.

평범한 주민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을 텐데 주민의 입장보다는 그들의 입장이 먼저였기에 어린생각에 왠지 공무원이 대장같다는 기분도 들었다.

옛날 드라마를 보면 우리 집은 면서기를 배출한 대단한 집안이라는 둥 집안에 공무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꽤 든든한 빽이라도 얻은 듯 자랑스러워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 같다.

그런 시절과 비교해 보면 지금의 공무원과 행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행정은 주민을 위한 공공업무라는 측면에서 서비스라는 의미가 강화됐고, 그런 만큼 주민을 직접 상대하는 민원업무를 맡는 공무원들은 다른 서비스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처럼 감정노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행정의 영역을 주민에 대한 서비스 차원으로 변화시킨 것이라던가, 민선으로 바뀌면서 행정 분야의 권한을 주민자치에 나눠주려는 다양한 시도들도 바람직해 보인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주민이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변화에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행정이라는 영역은 일반주민에게는 멀기만 하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고, 고작 주말에만 동네에서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는 ‘아, 내가 우리 동네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고 있구나’라는 마음에 닿는 행정의 영역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체감형’ 행정서비스는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지난해 여름 찌는 뙤약볕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주민을 위해 처음 선보인 ‘그늘막’이라던가. 갑자기 볼일이 급해진 사람들에게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을 알려주는 ‘열린화장실’ 표시, 최근에는 매서운 한파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 위한 ‘바람막이’ 장소 등을 마련한 것들이 그것이다. 또 동네에 여름철 미니 워터파크를 만들거나, 겨울철 눈썰매장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그렇다.

더 많은 주민들이 행정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기 위해서는 내 피부에 와 닿는 행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주민이 보통의 일상 속에서 무언가가 바뀌는 구나, 삶이 편안하게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실제로 실현되는 구나를 느껴야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크게 보여지는 개발사업도 중요하지만 작은 노력과 배려만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행정이야말로 진짜 주민을 위한 일이지 않을까.

다음에는 또 어떤 작고 아기자기한 행정이 큰 감동을 주민들에게 전할지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