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도시재생, 환경 개선 넘어 ‘공동체 부활’
서울형 도시재생, 환경 개선 넘어 ‘공동체 부활’
  • 이승열
  • 승인 2018.03.1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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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생의 미래 대토론회
지난 9일 서울형 도시재생의 미래 대토론회에서 종합토론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9일 서울형 도시재생의 미래 대토론회에서 종합토론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앞으로 서울시의 도시재생은 단순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넘어, 물리적·경제적·사회적 환경을 통합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서울형 도시재생의 미래 대토론회’를 지난 9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의 재생이 대한민국의 재생’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홍경구 단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는 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황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갑), 김정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2), 정창무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김준기 부시장은 “2018년은 지난 6년 동안 체득한 도시재생 경험과 노하우를 집대성하고 한 단계 재도약으로 일취월장할 시기이며 도시재생사업을 완성시켜 나가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참석자들의 고견을 듣고 서울의 도시재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이 전면재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의 정책 변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주민이 도시재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해 정책적 신뢰감을 높이고 공공과 민간이 도시재생의 미래 비전을 공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현재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도시재생이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환경 개선과 지역·마을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이 ‘관건’
주택·상가 등 임차인 재정착 전략 필수

기조발제에 나선 최막중 서울대학교 교수는 ‘도시재생, 한 때의 유행을 넘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물리적·경제적·사회적 환경 개선을 위해 부처가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연계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도시의 성장-쇠퇴-재생을 최초로 경험한 국가인 영국의 예를 들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성장한 도시에 이민자들이 몰려와 빈곤의 공간적 집중과 인종 갈등으로 도시 폭동이 일어났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경제가 쇠퇴하자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공장과 노동자 주거지 등 산업시대 자원의 노후불량화가 가속됐다. 최 교수는 “영국의 사례는 도시의 쇠퇴가 단순히 물리적 환경의 쇠퇴가 아니라 물리·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서울시의 도시재생은 지속적으로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공공임대주택, 공공임대상가, 자산화 전략 등 임차인을 위한 재정착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도시재생은 5~10년의 단기간으로 승부 가능한 게임이 아니다”며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지역·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축적해 나갈 것인가’에 도시재생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의견이다.

쫓겨나지 않는 사람중심 도시재생
골목길 재생 ‘주민-지자체 협업’ 중요

이날 있은 종합토론에서도 도시재생이 공간의 재생에서 나아가, 거버넌스 중심의 재생, 사람 중심의 재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인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구로4)은 “서울시 도시재생의 주요 현안은 도시재생 사업기간이 만료된 후 도시재생의 지속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부위원장은 서울시가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는 지역재생기업(CRC, Community Regeneration Company)이 아직 지방분권의 경험이 오래되지 않고 공공주도의 도시재생이 수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해법인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동 주민센터와 통·반장 등 기존 행정 네트워크 시스템과 도시재생의 중점적 역할·기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적극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순녀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도시재생 개념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성과주의 대신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도시재생은 노후된 물리적 환경을 민간자본으로 일거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지원 체계를 통해 거주자 중심의 재생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같은 인식 부족으로 개발을 원하는 주민과의 갈등, 기획부동산의 땅값 올리기,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도시재생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 간 면밀한 소통과 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사업 성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지역 주민의 삶에 기반한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마을공동체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창작자 및 문화예술인과의 협업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왕건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실증연구단장은 도시재생을 위해 설치되는 도시재생조직을 풀뿌리민주주의의 학습공간으로서 시민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특히 골목길 재생 사업의 경우 기초지자체, 지역단체, 주민의 역할과 책임이 강화돼야 하며, 갈등요소를 예측하고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의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전통시장을 관광상품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변호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 시장의 재생 사례를 예로 들며 “서울시내 280여개 전통시장 중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추구하는 곳에 집중 투자해 리모델링하고 랜드마크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통시장 내 청년창업을 지원해 청년, 예술가 등이 시장 활성화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형 도시재생 4.0   “서울의 재생이 대한민국의 재생”

        새로운 광화문광장 건설, 2025년까지 일자리 30만개 창출
        역사도심길·도시재생체험관 조성, 둥지내몰림 대책 추진

서울시가 2018년을 서울형 도시재생 4.0의 원년으로 삼고, 서울의 도시재생을 전국의 도시재생을 선도하는 모범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포부다.
일 토론회에서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시 도시재생 성과 및 추진계획’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추진해온 도시재생 사업과 앞으로의 미래를 설명했다.
먼저 진 본부장은 지난 2012년 2월 ‘뉴타운 수습방안’ 발표 이후 서울시가 추진해 온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시는 2015년 1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했으며, 같은 해 3월 도시재생종합플랜, 12월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설립한 후 도시재생사업을 시 전역에서 추진해 왔다.
지난해 2월에는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기금을 설치하고 7월 도시재생위원회를 구성했으며, 10월에는 광역 도시재생지원센터를 개소했다. 현재는 시 전역 131개소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 본부장은 “2015년 도시재생 전략계획단계인 서울도시재생 1.0, 2016년 기반구축단계인 서울도시재생 2.0, 2017년 시범사업 추진단계인 서울도시재생 3.0을 넘어, 올해부터는 서울도시재생 4.0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형 도시재생 4.0’은 2018년을 전국 도시재생을 선도하는 ‘도시재생특별시 서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국가협력 △일자리 생태계 △시민·기업 참여 △지속가능한 미래 등 4개 분야에서 20개 과제를 추진한다.
먼저 국가협력 분야에서는 중앙정부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추진한다. 한양도성의 중심인 광화문의 가치를 되찾도록 역사성과 보행성을 회복하고, 백악산과 청와대, 광화문을 연결해 국가중심공간으로 조성한다.
일자리 생태계 분야에서는 사람중심 도시재생 순환경제로 2025년까지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공공 분야에서 도시재생활동가·전문관 등을 양성하고, 지역산업·경제 분야에서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골목상권을 활성화한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는 마을공동체·지역재생기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
시민·기업참여 분야에서는 역사도심길, 도시재생체험관 등을 조성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분야에서는 지역재생기업 등을 통해 서울형 도시재생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상생협약, 공공임대상가 등 둥지내몰림 대책을 적극 추진한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 재생회사, 지역재생 전문관 등을 활용, 지역주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활력이 떨어진 노후 도심을 대상으로 도심활력 프로젝트를 추진해 민간부문 수익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한다. 
진 본부장은 “서울형 도시재생으로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고 시민과 함께 공감하고 누리는 도시로 가꿔나가겠다”며 “‘서울의 재생이 대한민국의 재생’이라는 마음으로 서울형 도시재생을 전국 도시재생 표준모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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