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경제적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이 개념은 정치적 민주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우리 현대사에서 경제적 민주주의 개념은 어디서 연원하고 어떻게 실천·변형됐는가?

임수환 저자가 최근 펴낸 저서 <대한민국과 경제적 민주주의>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책이다.

저자는 경제적 민주주의가 임시정부의 건국강령에 국가자본 축적, 토지개혁, 국제협력의 세 가지 원칙으로 반영돼 있다고 본다. 이 같은 건국강령의 경제노선은 해방 후 한민당 자유주의자들의 동의 속에 계급투쟁노선에 맞서는 건국개념에 반영됐다.

저자에 따르면, 정부수립 후 새 정부는 귀속산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기간산업 국영과 농지개혁의 틀을 세웠다. 전쟁 후에는 한미동맹으로 국제협력을 통한 경제개발을 제도화함으로써 건국강령의 경제적 민주주의 구상이 실천에 옮겨졌다.

초대정부에서 뿌리내린 경제적 민주주의 3원칙은 그 후 산업화를 틀지우면서 비교적 균등한 소득분배와 산업화가 같이 가는 한국특유의 경제개발이 일어나도록 했다. 그러나 산업화에 성공한 이후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자유화가 병행되는 과정에서 경제적 민주주의 개념은 정부정책에서 실종돼 갔다.

저자는 이후 산업자본주의 발달과 경제적 민주주의 정책개념의 실종 속에 한국사회에 계급투쟁세력이 발호해 다원주의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산업화와 경제적 자유화 이후의 계급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민주주의 전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저자 임수환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땄고, 국립대만대학교(NTU) 정치학과 교환교수,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JOURNAL OF EAST ASIAN AFFAIRS 편집장 등을 지냈다.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리버티코리아포스트 편집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