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탄소년단의 조용한 통일 혁명
사설/ 방탄소년단의 조용한 통일 혁명
  • 시정일보
  • 승인 2018.05.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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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까? 모든 예술은 끊임없이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 음악이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영국의 BBC가 만든 다큐멘터리 ‘비틀스’, 크렘린을 흔들다’(2009년)를 보면 공산주의를 전복시킨 건 비틀즈 음악이었다. 청년들은 외국여행에 나갔던 소련군들이 몰래 들여온 비틀즈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길렀고 크렘린을 조롱했다.

그 비틀즈가 일으켰던 혁명을 한국의 방탄소년단이 펼치고 있다. 한국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정규 3집(Love Yourself:전(轉)Tear)이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일곱 멤버각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담아 지역과 언어, 문화와 제도를 뛰어 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은 남과 북의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녔다.

엔터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열광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고 진단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10대가 접근하기 매우 편리한 플랫폼 중 하나”라고 한다. 이들은 데뷔 초기부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을 가질 수 있었고 여기서 호응을 받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단일팀은 작은 통일의 시작이었다.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모아져 한강물이 된다. 남북의 통일은 작은 것들이 소통할 때 큰 틀의 통일이 된다.

북미회담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때 평양에 햄버거가 들어간다면 통일이 더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다. 음식은 통역이 필요 없다. 개성공단에서 한국의 초코파이가 주는 교훈도 컸다. 개성공단에서 종사한 북한 주민들은 초코파이 계를 조직하는 일화도 있다. 한사람에게 여러 개의 초코파이를 모아주는 계다. 민주주의는 초코파이처럼 달달하다. 예술이 음악을 동경하듯 음악의 힘은 영화의 중심에서 영화를 리드하기도 한다. 레닌이 그토록 좋아하던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를 더 자주 들었더라면 인간적으로 변했을 거라는 심리학자도 있다. 문화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받았던 서태지의 ‘하여가’는 북한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 운전병귀순 용사는 병상에서 깨어나자 소녀시대 ‘지’오리지널 버전을 즐겨들었다.

문화의 조용한 혁명이 동서독처럼 남북의 통일을 가까이 올 수 있게 한다.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는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자국어로 번역해 소셜네트워크(SNS)로 공유하는 것도 한국의 기성세대는 놀랍고 또 고맙다. 번역이 필요 없는 BTS 음악이 평양도 뒤흔들기를 바란다. 핵보다 무서운 것이 음악이라는 것을 BTS가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