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법관은 항상 평상의 이치를 실현해야
시청앞/ 법관은 항상 평상의 이치를 실현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8.07.26 13:40
  • 댓글 0

[시정일보]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중국에서 중용사상이 성립된 것은 아주 오래전이며 사실 시대와 학파를 막론하고 그 근저를 흐르는 사상이 중용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해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그 첫 마디가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행하고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고 말했다.

작금에 들어 검찰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 수뇌부 인사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는데 대해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관은 그 어떠한 직업군보다 고도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받는 자리로 민주주의의 법적 판단의 마지막 보루인 법관이 만약 자신들의 어떠한 목적달성을 위해 현재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는 재판거래를 했다면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몰염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를 투명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사법부는 검찰에 협조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히고 잘잘못이 드러난다면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상황은 당초 검찰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을 존중해 대법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후 법원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여론의 질책이 쏟아지자 문제의 하드디스크 복제를 허용했으나 확보한 자료 반출을 금지하는 등 여전히 부정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

대법원이 재판거래 의혹으로 불거진 국민적 불신을 씻기는커녕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법농단을 도려내고 새 출발해야 할 마당에 사법불신의 나락으로 함께 뛰어드는 꼴이 아닌가 싶다. 사법부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적극 협조해 잘잘못을 반드시 가려내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러한 일로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 불신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