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 숨쉬기 편한 도시가 되려면...
단체장 칼럼/ 숨쉬기 편한 도시가 되려면...
  • 김영종 종로구청장
  • 승인 2018.08.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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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시정일보]주민의 안전과 건강은 그 어떤 경제논리와도 바꿀 수 없는 지방정부 우선의 목표이자 가치다. 주민의 삶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 있을 때 복지, 문화, 건설 등의 정책과 사업이 의미를 가질 것이다.

요즘 미세먼지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주민의 안전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폭염으로 미세먼지 이슈가 잠시 뒤로 밀려있지만 미세먼지는 언제라도 주민의 일상을 괴롭힐 수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고 경보가 발효되면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만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미세먼지의 개념조차 알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디젤버스가 대로변을 거침없이 다니고, 하얀색 옷을 입고 출근했다가 퇴근하면 목이나 소매가 더러워져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시민들이 하루를 미세먼지 예보로 시작해 내일의 대기정보로 마무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미세먼지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해지기 전부터 종로구는 숨쉬기 편한 건강한 도시를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하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먼저 종로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로물청소부터 시작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물청소는 도로 위의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먼지와 도로가 닳으면서 생기는 재비산먼지를 물로 쓸어내는 일이다. 재비산먼지는 특히 보행자의 호흡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먼지로, 종로구는 겨울철 얼음이 어는 날이나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162㎞의 거리를 물청소하고 도로가 마르면서 생기는 잔류먼지를 분진흡입차량이 지나며 빨아들여 먼지발생을 최소화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청소차는 연간 1만8000㎞의 거리를 달렸고, 작년 한 해에는 2만1600톤의 물을 사용하였다.

지난 5월 환경공단의 ‘수도권 도로 미세먼지 측정결과’에 따르면 도로물청소를 열심히 한 종로(11㎍)를 비롯하여 중구(11㎍), 동대문(13㎍) 도심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비교적 낮은 반면, 서울의 외곽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공사장이 많고, 택지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에서의 공사장 차량 이동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이 결과가 단순히 도심지역의 도로물청소로 인한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도로먼지가 종로에 비해 100배가 넘는 일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실시한 도로물청소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물청소와 함께 종로구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대기관련법령에 적용되지 않는 경로당, 어린이집, 소극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을 측정하여 건물주 스스로 공기질을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주택의 옥상과 유휴지에 장기간 방치된 폐기물을 치우고 그 자리에 텃밭을 만들어 여름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매연차량 단속, 공사장 관리, 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전시설 지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주민 교육 및 캠페인 등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친환경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중앙정부에서는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연구, 오염물질 배출량 관리, 대기, 공기질 관련 법령이나 적용기준을 엄격히 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미세먼지 저감 계획을 수립하고, 도로물청소나 공사장 비산먼지 관리, 어린이집이나 경로당 등 건강취약계층 보호 등에 힘써야 한다. 또한 민간에서는 평소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과 같은 나부터 먼저 할 수 있는 노력이 함께해야 모두가 숨쉬기 편한 도시에서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