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앞둔 보광동 “이웃사랑은 안 변해요”
재개발 앞둔 보광동 “이웃사랑은 안 변해요”
  • 주현태
  • 승인 2018.08.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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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보광동 주민센터/ 저소득층 지원 ‘시원한 향기’ 프로젝트
서봉완 보광동장(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직원과 주민들이 여름이불 전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봉완 보광동장(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직원과 주민들이 여름이불 전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정일보]서봉완 보광동장(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직원과 주민들이 여름이불 전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광동은 재개발을 앞둔 동네다. ‘두루(普) 빛나는(光) 동네’라는 이름과 달리 낡고 오래된 동네로 홀몸어르신, 저소득층 비율이 굉장히 높아, 전체 65세 이상 어르신의 32%(2016년 기준)가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용산구 보광동주민센터는 여름 취약계층을 위해 ‘시원한 향기(이하 시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근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민ㆍ관 협력 사업으로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두루 끌어들여 취약계층 여름나기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시향 프로젝트에 앞장선 건 동 새마을부녀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이달 초 자체 연회비와 기금으로 영양가 높은 밑반찬 100인분을 만들었다. 무더위로 식사를 거르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밑반찬 배달은 주민센터 직원들이 나섰다. 직원들은 직접 어르신들을 찾아가 건강을 살폈으며 잠시지만 어르신들의 말상대가 돼,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랬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김웅기)도 힘을 보탰다. 차렵이불 세트 185개를 구입, 저소득 홀몸어르신들께 전달한 것. 지난해 보광중앙교회가 용산복지재단에 지정기탁한 돈 1700만원 중 일부(1200만원)를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배분받아 이불 구입 등에 썼다.

보광동 노인복지후원회(회장 김준우)는 선풍기 10대를 동에 건네 왔다. 선풍기가 낡고 고장 난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동 직원들은 선풍기를 나눠주면서 주민센터 1층 무더위쉼터(북카페)도 적극 안내했다.

서영준 주무관은 “한 겨울에도 썼던 습한 이불을 이번 여름에도 쓰고 있는 어르신이 많아 너무 안타까웠다”며 “새마을부녀회원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에 소속된 구민들이 함께 1인 가구 어르신들을 민ㆍ관 협치로 도움을 준 것에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보광동 재개발구역 내 단칸방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박춘심(가명ㆍ85세) 어르신은 “반찬, 이불, 그리고 선풍기까지 올 여름 동주민센터와 마을 주민들이 보내준 관심이 아니었다면 정말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보광동 관계자 분들께 너무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봉완 보광동장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시원하고 쾌적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시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마을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광동주민센터는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올 초부터 전 직원이 나서 홀몸어르신, 중장년층 1인가구 등에 대한 안부ㆍ복지욕구 확인을 이어왔다. 이른바 ‘찾아가는 안부릴레이’ 사업이다.

동은 이번 물품 지원 대상도 안부릴레이를 통해 확인했다. 대부분 반지하 또는 단칸방 등에 거주한다. 동주민센터는 하반기에도 이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연계, 주민 사랑을 나누고 고독사를 막는다.

주현태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