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江南)속 또다른 강남(腔襤)
강남(江南)속 또다른 강남(腔襤)
  • 시정일보
  • 승인 2006.1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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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廷根 기자 jkseo@sijung.co.kr
부동산 투기 광풍과 종부세 개정 논란 등 바람 잘 날 없는 강남에도 이면은 존재한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있다. 부당하게 차별을 당하는 쪽의 차별을 막기 위한 제도나 방침, 행동 따위가 강해 도리어 반대편이 차별을 당하게 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흔히 임명직 인사시 능력있고 유능한 인력과 자원이 지역 안배 등을 이유로 울분을 삼키며 희생되는 경우가 바로 그 한 예다.
최근 본보가 보도(제861호 2면)한 강남구 삼성1동 코엑스 일대의 판자촌 모습도 역차별의 전형을 보여준다.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한 이곳 광경에 대해 서울시와 강남구는 이미 주변에 너무 많은 개발이 이뤄졌기에 더 이상 개발할 수 없다고 일관한다.
서울시는 최근 이 지역 주민 534명의 연명으로 제출한 용도지역 조정 청원에 대해 인근에 넓은 면적의 상업지역이 지정돼 있어 수용할 수 없다며 먼저 구청과 협의해 지구단위계획과 지구단위계획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을 통해 재건의하라고 답변했다.
강남구 또한 현재 두 개 업체에 용역을 준 상태로 지구단위계획 도면이 나와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즉답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77년 건설부 고시로서 일반 주거지역으로 지정된 후 29년간 존치되고, 2003년 서울시 지구단위 도시계획 일반 주거지역 조정계획에서 용적률 300~400%였던 것을 이마저 200~250%로 하향 조정시킴으로써 주민들의 개발 의지와 기대조차 저버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10월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아셈로 주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된 지역 개선을 요구하는 사항인 만큼, 향후 계획수립시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코엑스 블록을 기능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한 사항은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달라진 게 없다.
지난 7월 민선4기와 함께 새롭게 출발한 강남구는 ‘대한민국 대표도시, 21세기 세계 대표도시’를 표방하며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 규모의 외국인 호텔과 카지노가 위치하고 공항터미널과 아셈회의장, 무역센터 등으로 외국인을 비롯한 하루 평균 30만명의 유동인구가 왕래하는 이 지역에 하루 속히 현명한 판단과 조치가 취해져 지난 30년간 역차별의 고통으로 신음해야 했던 지역 주민들이 활짝 웃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