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후진국형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은 요원한 것인가
사설/ 반복되는 후진국형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은 요원한 것인가
  • 시정일보
  • 승인 2018.11.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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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제56회 소방의 날 하필이면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후진국형 참사가 발생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번 참사는 사상자 대부분이 40대에서 60대의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였다는데 더욱 말문이 막히며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이 건물은 건축대장에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정부의 올해 국가안전 대진단 때도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이 건축물은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을 갖추지 않아 더욱 피해를 키웠지 않나 생각된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은 150㎡ 이상이거나 창문이 없는 층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사고가 난 이 고시원은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게다가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소방서에서 받은 필증을 구청에 제출만 하면 따로 고시원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해도 불법이 아닌 것으로 돼 있다.

그런 탓에 문제의 고시원은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돼 한마디로 오래된 건물에 입주한 고시원이란 이유로 당국의 감독에서 완전 관리사각지대로 방치된 셈이 됐다. 차제에 특별법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난달 경남 김해의 4층짜리 원룸에서 화재가 발생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는가 하면 올해 초 종로의 한 여관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해 투숙객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대형 참사 때마다 다중 위험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하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부르짖고 있지만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를 비롯 경남 밀양시 요양병원 화재, 인천시 남동공단 세일전자화재 등 고질적인 인재에 의한 닮은꼴 참사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 인재에 귀중한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전국 1만 2700여 곳에 달하는 고시원 등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실시, 이번 화재처럼 노후 건물에서 영업하는 고시원에서 더 이상 후진국형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노후한 고시원이나 쪽방촌, 숙박업소 같은 화재 취약

업소뿐만 아니라 극장이나 중대형 쇼핑몰, 역사, 버스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소방안전을 체계적으로 재점검해 도돌이표 참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