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원순 시장의 ‘균형발전’ 예산안
기자수첩/ 박원순 시장의 ‘균형발전’ 예산안
  • 문명혜
  • 승인 2018.1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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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같은 하늘을 보며 살아가는 강남과 강북 주민들의 삶의 격차는 얼마나 날까.

가구당 자산규모는 비강남 지역 평균이 3억2000만원인데 강남3구는 8억8000만원으로 5억6000만원이 많다.

소득도 비강남 지역 주민이 한달에 310만원을 올릴 때 강남3구 주민은 443만원으로 133만원을 더 번다.

건강은 어떨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강남 서초구 주민의 평균 수명이 83.96세로 강북구 주민의 81.22세 보다 2.74세, 백분율로 3.37% 오래 산다.

이같은 수치는 서울시가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통계자료로, 지역격차없이 골고루 잘사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예산 전략의 배경이기도 하다.

보기 좋게 꾸민 파워포인트를 설명하던 박원순 시장은 시민 개개인의 삶의 무게를 서울시가 덜겠다는 다짐과 함께 공공성을 강화하는 과감한 투자로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덧붙였다.

‘균형발전’을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삼은 서울의 내년도 예산안은 35조 7843억원으로 편성됐다.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복지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이 훌쩍 넘는 11조 1836억원을 배정했고, 일자리와 주거안정을 위한 예산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7802억원과 1조 9168억원으로 늘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 시장이 힘주어 말한 균형발전 예산 1조 97억원이다.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환경개선과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에 이 예산을 쓰겠다는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박 시장이 심혈을 쏟은 고뇌의 산물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동안 서울시 구석구석을 돌며 시민들의 민원을 들어왔고 이번 지방선거 승리후에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강북 옥탑방에서 한달간 그 고생을 했지만 ‘용산ㆍ여의도 통개발’ 발언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쓰라림을 겪은 박 시장의 ‘심기일전’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서울의 균형발전은 서울시 역대시장의 주요 임무였지만 그동안 미미한 성과만 있었을 뿐이었는데 이번 예산안은 박 시장이 앞으로 이 문제해결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예고편인 셈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서울시의회로 넘어갔고 금년 12월 중 확정되는데 균형발전 전략이 녹아있는 박 시장의 구상이 원안대로 통과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