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는 시민의 힘
촛불집회는 시민의 힘
  • 시정일보
  • 승인 2004.04.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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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안 가결이후 정국은 후폭풍으로 지각변동에 휩싸이고 있다.
반면에 대다수 시민들은 혼란없이 일상을 유지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번 일은 우리의 정치가 문제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탄핵사태는 국민협박정치의 전형으로 작년의 재신임 논란에서 시작하여 한번은 대통령이, 또 한번은 야당이 돌아가며 주역을 맡은 것에 불과하다.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국회해산을 촉구했지만 난장판이 따로 없는 국회와는 차이를 보였다. 과거와 달리 별다른 불상사나 소요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표현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갈등을 풀어나가는 또 하나의 시민혁명운동이 거듭나고 있다. 집회가 자칫 정치적으로 기울어 불법선거시비를 낳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집회는 국민의 분노로 일어난 것이다. 이것을 정치가 개입됐느니, 안됐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잘못된 탄핵이라면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은 내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들리는 정당에 어떻게 표를 주겠는가.
이번 촛불집회는 정치집회라기 보다는 87년 민주항쟁과 2002년 월드컵 응원처럼 새로운 거리문화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를 성숙하게 만드는 약으로 치부될 수 있겠다. 탄핵안 규탄이라는 극히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탈세대, 탈이념, 다문화적인 모습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 나물에 그밥’처럼 생각했던 정치인들에 대해 총선에서 국정혼란의 책임을 묻겠다는 시민들도 없지 않다. 선거를 통해 과거에 대한 판단과 더불어 국민들이 보고싶어하는 것은 미래의 우리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민적 권리를 복원하고 최소한의 정치공간을 확대하려는 시민운동이 이 대목을 놓치고 지나갈 일은 만무하다.
宋賢秀 기자/song2@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