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 역사에 대한 존경, 어르신 공로수당
단체장 칼럼/ 역사에 대한 존경, 어르신 공로수당
  • 시정일보
  • 승인 2019.01.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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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호 중구청장

 

[시정일보]폭염 특보, 추석, 겨울 한파 때마다 방문하는 곳이 있다. 쪽방촌은 서울역 앞 회현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림동 호박마을, 다산동 문화시장 뒷골목, 신당동 떡볶이촌 뒤편의 일명 개미골목, 황학동 중앙시장 뒤 여인숙촌 등도 있다. 이곳에 사는 분들은 하루 하루 주거와 생계 빈곤으로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다. 이 분들에게 더위, 명절, 추위에 대한 안부와 대비는 한가한 소리다.

오늘날 민주화와 눈부신 사회·경제 발전에 젊음 바쳐 헌신했지만 노후 들어서는 벼랑 끝에 몰린 어르신들의 단면인 것 같아 서글펐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보다 나은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어르신 공로수당'을 만들었다.

중구가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노인 복지 정책인 어르신 공로수당은 관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및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매월 10만원씩을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대상 어르신의 약 60%인 1만3000여명이 혜택을 받는다. 또한 관내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형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해 어르신 생활 안정과 동시에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설계됐다.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에 이르는 중구는 이미 2013년에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노령화지수 1위, 85세 이상 초고령층 빈곤률 1위, 노인 고립 및 자살 우려 비율 1위 등을 나타내고 있어 노인 생활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지만 소득별로 차등 지급되는 기초연금, 한시적인 공공일자리 제공 등 정부 지원 정책만으로는 노인 빈곤 해결에 한계가 있음이 오래전부터 지적돼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지난해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 부가급여 형태로 1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개선안을 마련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으면 소득으로 파악해 그만큼을 수급자로서 받던 지원액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기초연금이 빈곤한 노인들에게 도움 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 개선안은 중구가 하려는 어르신 공로수당의 목적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9월에 정부는 기초연금을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고, 올해 소득 하위 20%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30만원을 지급하는 등 어르신 사회보장급여 확대는 대세다. 2014년 기초연금제도 도입 후 서울시 65세 이상 자살률 감소, 기초연금 10만원 추가 지급 시 전체 노인가구 빈곤률 22.8% 감소 등 사회보장급여의 효과는 검증됐다.

공로수당 첫해인 올해 들어갈 구 예산은 156억원이다. 전시성 행사나 불필요한 토목 및 경관사업 등을 줄여 마련했고, 지난해 구의회에서 통과됐다. 구 전체 예산의 3.6% 정도인데 빈곤에 내몰린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적다고 생각한다.

남은 관문은 진행 중인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다.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이나 무상급식·청년수당처럼 지자체에서 제안해 보편적 복지 제도로 자리 잡은 정책들을 볼 때 이젠 지역 실정에 맞는 지자체 맞춤 복지를 펼치도록 적극 물꼬를 터줘야 한다.

복지는 못 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것이다.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불요불급한 예산 조정으로 충분히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부디 ‘역사에 대한 존경'을 담은 어르신 공로수당이 고달픈 어르신들 삶에 보탬이 되고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작은 희망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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