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갑 같은 아파트 개선… 서울 경관 바꾼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 개선… 서울 경관 바꾼다
  • 이승열
  • 승인 2019.03.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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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도시·건축 혁신안’ 발표… 2030년까지 아파트 56% 정비 도래, 미래 100년 경관창출 기회
심의기간 단축 ‘뉴 프로세스’, 사전 공공기획, 아파트 조성기준 마련, 현상설계 도입 등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의 아파트가 성냥갑 같은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건축 혁신안이 추진된다. 

도심 속 섬처럼 단절되고 폐쇄적이었던 아파트단지가 주변과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파트 조성기준도 새롭게 마련된다. 

서울시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공화국에서 탈피해, 자연경관과 공동체를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경관을 창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도시·건축 혁신(안)>을 12일 발표했다. 

아파트는 서울 주택유형의 58%를 차지한다. 시는 2030년까지 서울시내 아파트의 56%가 준공 30년이 지나 정비시기가 도래하는 만큼, 지금이 새로운 미래 100년의 도시경관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도시‧건축 혁신(안)의 주요 골자는 △정비사업 심의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뉴 프로세스’ 실행 △‘사전 공공기획’ 단계 도입 △아파트단지의 도시성 회복 △건축디자인 혁신 등 4가지다.

먼저 시는 정비계획 수립 전 공공기획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정비사업 전 과정을 공공이 책임 있게 관리·조정·지원하는 ‘뉴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정비사업이 신속하게 결정돼 추진될 수 있도록 사전 공공기획 단계에서 큰 방향을 세워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여러 차례 반려되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를 통해 정비계획 결정까지 심의를 3회에서 1회로 줄이고 기간을 20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또한 시는 정비계획 수립 전 공공이 건축계획, 지역특성, 사회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사전 공공기획’을 새롭게 도입한다. 이를 통해 각 단지별로 전문적이고 선제적인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가이드라인은 용적률, 높이 같은 기존 계획요소뿐 아니라, 경관·지형, 가구구조의 변화, 보행·가로 활성화 방안 등 단지별 맞춤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시는 <서울시 아파트 조성기준>을 새롭게 마련한다. 거대 블록은 쪼개어 여러 개의 중소블록으로 재구성하고, 아파트지구와 같은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은 일대 지역을 아우르는 입체적 지구단위계획으로 수립한다. 역세권 등 대중교통중심지 주변 아파트는 상업·업무·주거가 어우러진 복합개발을 유도한다. 

이밖에 시는 성냥갑 같은 획일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유도하기 위해 현상설계를 적용한다. 사전 공공기획과 주민참여를 통해 설계지침을 마련하고, 공모에서 2개 이상의 설계안을 선정, 조합에서 주민총회를 통해 확정한다. 

또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병행, 연면적 20% 이상은 특화디자인으로 설계해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도시·건축 혁신(안)에 대해 시민,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 과정과 시범사업을 거쳐 내용을 가다듬은 후, 올 하반기 본격 실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파트 정비사업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가칭)도시건축혁신단이 하반기 중 신설된다. 또 도시계획위원회 등 정비사업 관련 위원회 위원 중 50명 정도를 선정, 공공기획자문단을 구성한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도시 곳곳에서 가우디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보면서 자란 바르셀로나의 아이들과 성냥갑 같은 건물만 보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상상력·창의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빈틈없는 도시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 미래 100년 서울의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출해야 하며, 이번 혁신방안이 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