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범죄자 단죄, 보다 엄격한 사회가 되어야
사설/ 성범죄자 단죄, 보다 엄격한 사회가 되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03.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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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창세기에는 소돔과 고모라가 성적 타락이 극에 달해 신의 분노로 유황불로 멸망케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이 도를 넘어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시킨다.

김학의, 장자연, 승리, 정준영 뉴스는 모든 다른 뉴스를 가리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클럽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비롯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법무부 박상기,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을 규명하지 못하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경찰이 권력형 사건 앞에서 무력했다.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 위에서 과거에 있었던 고의적인 부실·비호·은폐 수사 의혹에 대해 주머니 속을 뒤집어보이듯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지 못한다면 사정기관으로서의 공정성과 공신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걸음 더 들어가면 성범죄자 사건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그동안 성범죄자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올려놓고 보지 않았다.

김학의 장자연 사건을 엄격하게 처리하지 못한 결과는 승리와 정준영을 만들었다.

‘구청에서 단속이 나오면 돈 좀 찔러주면 되고’ ‘왜 대처를 못했지? 어떻게든 보도를 막으면 되지 않나?’ ‘(수갑) 차기 전에 1000만원 준다고 했어’ 대화는 승리와 정준영, FT아일랜드 최종현이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들이다. 이들은 성관계 이야기도 죄책감이 없이 나눴다.

우리 사회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야 한다. 성범죄자가 방송에 쉽사리 복귀하는 현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한다. 2001년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다음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이경영은 방송에 출연을 한 지 오래됐다. 정준영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한 여성으로부터 성관계 장면 불법촬영으로 고소당한 적이 있다. 정씨는 교묘하게 사건을 무마하고 방송에 복귀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의 결여를 보여주고 있다. 승리, 정준영 사건을 계기로 국내 방송, 연예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성인지 문제를 책임 있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든 방송은 성적 모욕을 담은 노래 발표, 여성의 외모와 체형을 유머의 소재로 삼는 등 소수자 혐오를 저지르는 일도 엄격해져야한다.

과거의 성적과오자가 버젓이 방송에 다시 등장하고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해도 허공에 메아리가 돼선 안 된다. 부실 수사는 하나의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불의를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