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서소문역사공원’ 서울 새 명소
베일 벗은 ‘서소문역사공원’ 서울 새 명소
  • 이승열
  • 승인 2019.05.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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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업착수, 2016년 2월 착공 후 마침내 완성…6월1일부터 개방
지하에 하늘광장, 역사기념관, 교육 및 편의시설 등 갖춰
지난 25일 열린 서소문역사공원 개관행사에서 (왼쪽부터) 서양호 중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유은혜 부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염수정 추기경, 박양우 문체부 장관 등 참석한 내빈들이 시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서소문역사공원 개관행사에서 (왼쪽부터) 서양호 중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유은혜 부총리, 문희상 국회의장, 염수정 추기경, 박양우 문체부 장관 등 참석한 내빈들이 시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 도심의 새로운 명소가 될 서소문역사공원이 오랜 단장을 마치고 시민 곁으로 온다. 

중구(구청장 서양호)는 오는 6월1일부터 서소문역사공원을 일반에 정식 개방한다고 밝혔다. 

서소문역사공원은 지난 2016년 2월 리모델링 공사 착공 이후 3년 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상1층~지하4층, 연면적 4만6000여㎡ 규모로, 역사문화와 휴식이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거듭났다. 

또 2011년 중구가 서소문 밖 역사 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의 이름을 걸고 서소문역사공원 조성에 착수한 이래 이어진 8년간의 대장정도 마무리된다. 이번 사업에는 국·시비 및 구비 596억원이 투입됐다.

조선시대 서소문 밖 저자거리였던 서소문역사공원 자리는 원래 국가 행형장으로 사용됐고 일제 강점기에는 수산청과시장이 있었다. 이후 1973년에 근린공원으로 변신했다. 이곳은 조선후기 천주교도, 동학교도, 개혁사상가 등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고 17세기부터는 칠패시장, 서소문시장 등 도성 밖 상업 중심지로도 활기를 띠면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 됐다. 숱한 아픔과 함께 소중한 역사적 의미가 깃든 장소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문화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철길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 도심 내 섬처럼 고립됐다. 특히 IMF 경제위기 이후에는 노숙자들이 급증하기도 했다. 

서소문역사공원 지상은 기존 서소문공원을 대폭 리모델링한 것으로, 탁 트인 광장을 중심에 놓고 1984년에 세워진 순교자 현양탑과 함께 녹지 및 휴식공간을 확대 조성했다. 소나무, 대왕참나무, 장미 등 수목 45종 7100주와 창포, 핑크뮬리, 억새 등 초화류 33종 10만 본을 심는 등 연중 꽃으로 가득한 일상 속 힐링 공원으로 구현되도록 힘썼다.

지하에는 기념전당, 역사기념관, 편의시설, 교육 및 운영 공간,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지하1층은 도서실, 세미나실, 기념품 매장과 카페, 운영사무실 등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과 교육·사무공간으로 채워졌다. 지하2층~3층은 서소문역사공원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념전당인 ‘하늘광장’과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로 구성된 역사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하늘광장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추념의 의미를 지녔다. 지하에 있지만 천장을 비워 명칭 그대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상설전시실은 1관과 2관으로 나뉜다. 1관은 이곳 ‘서소문 밖’과 관련된 조선후기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2관은 구한말 역사와 사상의 흐름을 알려주는 전시물로 구성된다.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은 지하1층~4층에, 전시물을 보관할 수장고는 지하1·3층에 각각 마련됐다.

앞으로 서소문역사공원 지상 공원부분은 구에서 직접 관리하고, 그 외 시설 운영은 민간위탁으로 (재)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에서 맡는다.

구는 서소문역사공원이 정동, 덕수궁, 숭례문, 남대문시장, 서울로 7017 등 인근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한층 탄탄하게 만들어 줄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양호 구청장은 “이제 서소문역사공원은 도성 밖 형장지나 노숙자 공원이란 비극적·부정적 수식어를 벗고 공존과 치유, 배움의 공간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다”며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명소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가치를 느끼면서 즐겨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