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영화 100년 축포, 칸 황금종려상으로 쏘다
사설/ 한국영화 100년 축포, 칸 황금종려상으로 쏘다
  • 시정일보
  • 승인 2019.05.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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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한국영화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50)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쾌거를 이룩했다.

<기생충>은 부자, 백수 가족충돌의 블랙코미디로 풀어 만든 영화다, 영화제 내내 ‘최고의 화제’를 만들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기생충>은 봉 감독이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계단이나 반지하방처럼 수직적인 이미지로 계층과 계급의 양극화’를 표현했다. 부잣집과 가난한 가족, 으리으리한 저택과 반 지하방 등 인물과 공간대비로 계층충돌을 묘사했다. 전작의 <설국열차>와 유사한 면이 있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를 함께한 봉 감독의 작품세계를 잘 연기해 주는 송강호가 이번 작품에서 백수 가족의 가장을 연기했다. 또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했다.

봉 감독은 “영화가 한국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음도 영화제 상영 이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국의 이야기 같다는 감상을 전했다”며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니까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으니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황금종려상은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결과를 발표하자 2500여명의 관객은 8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봉 감독은 옆에 서 있는 송강호에게 배가 고프다는 여유와 너스레를 보였다.

경쟁부분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직후 기자 회견에서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고 오직 영화로만 평가한다”며 “<기생충>은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작품”이라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축하인터뷰에 봉 감독은 “어리숙했던 영화광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마치 판타지 영화와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같은 날 브라질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눈부신 활약의 소식을 전했다. 하루 공연을 이틀 더 연장해 팬들의 성화에 보답을 했다. 브라질의 한인 상가에는 한국의 상품이 불티난다는 외신까지 겹치고 있다. 모두가 즐거운 문화적 가치의 소식이다. 한국인에게 자긍과 은총의 시간들이다. 가뜩이나 정치권의 불확실성에서 문화의 소득은 기쁨을 배가시킨다. 봉 감독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과 방탄소년단의 영광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00주년을 맞는 한국영화계는 문화적 콘텐츠의 우수성을 국격으로 키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년 한류백서>는 케이팝의 북미지역 수출이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는 통계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과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관심을 통해 한국의 화장품과 관련 상품의 고른 성장에도 정부의 정책이 반영되기를 바란다. 기회는 잡는 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