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울 때 매사를 살펴야
순조로울 때 매사를 살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2.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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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居逆境中(거역경중)하면 周身皆鍼폄藥石(주신개침폄약석)이라 砥節礪行而不覺(지절려행이불각)하며 處順境內(처순경내)하면 滿前盡兵刃戈矛(만전진병인과모)라 銷膏靡骨而不知(소고미골이부지)하느니라.”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절조와 행실을 닦게 된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어서 살을 에이고 뼈를 깎아도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장마비로 목욕을 하고 폭풍으로 머리를 감는다는 옛말이 있다. 극심한 고생을 참고 견디며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빗댄 말일 것이다. 또한 질풍경초(疾風勁草)라는 말이 있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 굳센 풀을 알수 있다는 뜻으로 어려움을 당하여서야 굳은 의지를 알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역경보다 나은 교육은 없다는 말이 있다. 불은 쇠를 단련시키고 역경은 강한 사람을 단련시킨다고 했다. 그러므로 역경에 처했을 때 주위의 모든 어려움은 침과 약이 되어 한 인간을 보다 강인하게 만든다고 한다. 즉 이는 순조로울 때 주위는 칼과 창이 되어 한 인간을 끝없이 마모시킨다는 의미다.
작금에 들어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화재 참사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수 없으며 우리에게 안전 불감증의 댓가가 얼마나 엄청난가를 다시 일깨워 주는 대사건이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정부 보호시설에서 이처럼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후진국형 참사이며 국가적 수치요 전 세계적인 망신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그간 다중이용시설의 대형 화재를 통해 뼈 아픈 대가를 치르면서 얻은 교훈을 다시한번 상기하는 계기로 삼아 심기일전 해야 할 것이다. 민간에게는 방재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잣대로 단속과 처벌을 병행하면서 국가 기관에 대해서는 이처럼 무방비였다는데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수 없다. 아울러 정부는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재발방지책을 마련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번 참사의 사상자에 대한 배상 등 사후관리에도 철저를 기해 국제적으로 더 이상의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고 추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인권 보호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