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받은 ‘투인원’ 도로청소차…미세먼지도 쓱싹~
특허받은 ‘투인원’ 도로청소차…미세먼지도 쓱싹~
  • 김해인
  • 승인 2019.08.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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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청소행정과 시설장비팀
        권혁봉-왕철용 ‘황금콤비’
‘먼지 비산 방지구조를 갖는 측구청소장치’와 이를 탑재한 ‘도로청소차’ 앞에 선 권혁봉 팀장(왼쪽)과 왕철용 주임(오른쪽)의 모습.
‘먼지 비산 방지구조를 갖는 측구청소장치’와 이를 탑재한 ‘도로청소차’ 앞에 선 권혁봉 팀장(왼쪽)과 왕철용 주임(오른쪽)의 모습.

먼지 비산방지 측구청소장치 개발
도로청소차에 장착 ‘특허권 획득’ 
민간기업과 협업 결실, 의미 더해

먼지흡입청소차에 발명 기술 탑재
진공청소차 기능 더해져 효율성 UP
차량 구입·관리비 절감 ‘일석이조’

세금으로 개발 부담감, 더 신중 기해
상반기 ‘서울시 창의상’ 장려상 기쁨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 제일 뿌듯”

 

[시정일보]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문제에 나라 전체가 팔을 걷어붙이고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지가 벌써 몇 년 째다. 정부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세우고 연구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장소를 막론하고 흩날리지만, 적어도 금천구 도로에선 미세먼지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혁신적인 도로청소차를 개발해냈기 때문이다. 

청소행정과 시설장비팀의 권혁봉 팀장과 왕철용 주임은 금천구가 자랑하는 황금 콤비다. 권혁봉 팀장은 91년 공직에 들어와 청소과에서만 10년을 일한 전문가이며 왕 주무관 역시 91년도에 공무원이 돼 차량 정비 쪽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바로 이 두 사람이 ‘먼지 비산 방지구조를 갖는 측구청소장치’와 이를 탑재한 ‘도로청소차’에 대한 특허권(제10-1976486호)을 청소장비 제조업체 알엔씨클린㈜와 공동발명한 주인공들이다.

이전까지 진공노면청소차는 회전브러쉬에 먼지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살수 노즐을 장착, 도로측구를 청소하는 장비로 겨울에는 동결로 인해 사용할 수 없었다. 반면 먼지흡입청소차는 사계절 내내 청소가 가능하지만 주로 도로에 산재된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청소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 개발해낸 차는 두 가지 기능을 합해 나온 일종의 하이브리드다.

도로먼지흡입청소차에 비산먼지 방지용 측구장치를 추가 설치함으로써, 기존 도로먼지흡입청소차와 진공노면청소차 두 종류의 기능이 결합돼 청소차 한 대로 두 가지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물론, 살수장치 동결로 겨울 운영이 불가한 진공노면청소차의 단점이 보완돼 계절에 상관없이 도로청소가 가능해졌다. 이에 차량 한 대로 기능이 다른 두 대를 운영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차량유지비와 운전원을 줄일 수 있게 돼 예산 및 유지관리비 저감에 큰 도움이 됐으며 특허 획득으로 구 재정수입에도 기여하게 됐다.

 

먼지 비산방지 측구청소장치를 장착한 도로청소차의 모습.
먼지 비산방지 측구청소장치를 장착한 도로청소차의 모습.

새로운 차가 개발되기까지 두 사람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행정처리는 권혁봉 팀장이, 기술적인 부분은 왕철용 주임이 맡았다. 작년 왕 주임은 먼지흡입청소차를 구매하며 “고가의 차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에 고심한 왕 주임은 “혹시 두 가지 기능을 합친 차가 있으면 어떻겠냐”며 “기능적으로도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미세먼지 저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먼저 권 팀장에게 제안했다. 권 팀장은 “공무원이 개발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세금까지 사용하는 거니 생각 좀 해보자”고 했지만 그동안 봐 온 왕 주임의 기술력을 신뢰해 “그러면 제작업체에 가능한지 여부를 한번 물어보자”고 마음을 굳혔다.

이야기를 들은 알엔씨클린㈜은 아이디어가 좋다며 같이 해보자 적극 찬성했다. 이에 두 사람과 제작업체는 작년 초부터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개발을 추진했다. 그 끝에 작년 5월 발주를 넣었고 10월에는 측구장치만 별도로 발주를 내 업체와 함께 개발한 후, 올 초까지 계속 시험운전을 하며 문제를 개선해 나가다가 현재의 차량을 완성해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권 팀장은 “개발 후 뜻하지 않은 문제점이 시운전 시에 나타났다”며 “도로측구에 설치된 경계석의 균일하지 않은 높낮이로 작업 시 경계석과 측구장치가 부딪혀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고 그간의 고생을 털어놨다. 왕 주임은 “구민들의 세금으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야했다”며 “그래서 문제점이 조금만 나타나도 그를 개선하기 위해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보는 등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왕 주임은 현장에 나가 업체와 함께 부품 하나에서부터 설계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실제 제작과정을 살피고 조립하며 현장에서 직접 움직였다.

그러한 노력을 인정받듯, 이번 직무발명은 지난 5월 초 창의적 제안 사례 발굴을 위한 서울시 주관 ‘2019년 상반기 서울창의상’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권 팀장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개발한 건데 구 재정수입에 기여하고 상도 받게 돼서 기쁘다”며 “그래도 역시 가장 큰 자부심은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했다는 점”이라고 웃었다. 왕 주임 역시 “구에서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한다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한 일이라 그에 대한 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밝혔다.

이 두 사람이 개발한 차량은 현재 두 대가 운영 중이다. 매일 아침, 그리고 시간에 맞춰 시시각각 구민들의 평안한 삶을 보호하기 위해 도로를 달리고 있다. 

김해인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