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기후환경회의 계절관리제 도입에 거는 기대
사설/ 국가기후환경회의 계절관리제 도입에 거는 기대
  • 시정일보
  • 승인 2019.10.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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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가 ‘계절 관리제 도입’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30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1차 국민정책제안을 내놨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12~3월을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기간에 저감 조처를 집중하는 계절관리제 개념이다. 제안 내용을 보면 이 기간에는 전체 석탄발전소 가동률을 최대 45%까지 줄인다. 수도권과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전면 제한한다. 고농도 주간예보 때는 차량 2부제도 시행한다.

석탄발전을 크게 줄이는가 하면 산업계 감시망을 훨씬 면밀하게 짜는 등 그동안 거론된 대책들이 대부분 망라된 것으로 보인다.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600여명에 이르는 전문가·국민정책참여단이 다섯 달 동안 토론과 숙의를 거쳐 마련했다.

사실상 공론화 과정을 거친 합의인 만큼 정치권과 정부의 차질 없는 입법과 정책 수립, 집행을 기대한다.

미세먼지는 일상 영역에서도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생활방식 개선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용 부분을 포함해 사용자 편익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제한도 불가피하다. 계절별·시간별로 요금에 차이를 두는 ‘계시별 요금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제안으로 보인다. 4인가구 기준으로 넉달 동안 월 1200원쯤 인상될 거라고 하니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에너지 빈곤층 지원에 소홀해선 안 되는 것은 물론이다.

산업계에 대해서는 사업장 밀집지역에 1000명이 넘는 민관합동점검단을 파견한다.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드론과 차량을 이용하는 방안 등이 눈에 띈다. 그러나 감시 못지않게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 자체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농도 계절’에 맞춰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이번 제안에 포함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 산업계는 미세먼지 배출의 41%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인 만큼, 이번 제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꾸준하게 연구와 토론에 집중해 성과르르 도출하고 있다.

이번 제안이 제대로 시행되면 다가오는 첫 ‘고농도 계절’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20% 넘게 줄어들 것이라 한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를 ‘기후 악당’이라고 한다”며 뼈있는 얘기를 했다. 국제사회의 이런 비판은 우리가 기후 재앙에 희생되지 않길 바라는 우려로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본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2차 중장기 제안을 심도 있게 토론한 뒤 확정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경유를 포함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의 개편, 전기요금 합리화와 같은 중장기적 정책들에 대해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싱크탱크 설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