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아이스팩의 변신… 중구, 수목 생육환경에 활용
버려지는 아이스팩의 변신… 중구, 수목 생육환경에 활용
  • 이승열
  • 승인 2019.10.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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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팩 보습·보냉 효과에 착안해 수목관리에 접목
서소문역사공원 메타세콰이어 14그루에 보냉제 살포, 12그루 회복
메타세콰이어 보냉제 처리 전후비교 (왼쪽 2019.7.11. 오른쪽 2019.10.10.)
메타세콰이어 보냉제 처리 전후비교 (왼쪽 2019.7.11. 오른쪽 2019.10.10.)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중구(구청장 서양호)가 버려지는 아이스팩의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용 후 폐기되는 아이스팩을 재활용해 수목의 생육환경 개선에 나선 것.

구는 올해 서소문역사공원에 식재된 메타세콰이어 등 수십여 그루의 수목에서 지열상승과 수분 부족 등으로 조기낙화하거나 고사하는 문제를 발견했다. 

구는 아이스팩이 보습 및 보냉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7월부터 쓰레기로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공원 수목관리에 접목시켜 매년 반복되는 가뭄 대비에 나섰다. 

아이스팩의 주원료인 보냉제와 농축 액체비료를 섞은 후 서소문역사공원에 있는 총 14그루의 나무에 살포했다. 수분을 공급하고 두달여 동안 수목상태와 토양수분을 측정하며 그 경과를 살폈다. 

그 결과, 12그루의 나무가 새잎이 돋고 원래 상태를 회복했다. 수분증발을 억제해 토양수분을 조절하고 영양분이 공급됨에 따라 나무가 자라기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아이스팩의 주원료인 보냉재는 자기 중량의 수백배의 물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고흡수성수지로, 기저귀, 여성용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 택배 등 운송문화가 발달하게 됨에 따라 그 사용량이 계속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사용 후에는 처리 곤란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아이스팩 재활용은 가뭄피해 예방뿐 아니라 환경오염 방지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가정에서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높다. 

구는 토양상태 확인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보냉재를 활용한 수목관리를 점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양호 구청장은 “환경 문제는 전 세대가 힘을 합쳐 풀어야 할 숙제이며, 중구의 아이스팩 보냉제 재활용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라며 “이로운 정책은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하고 전국 지자체 등에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