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세상에 공짜 주차는 없다
기자수첩 / 세상에 공짜 주차는 없다
  • 김소연
  • 승인 2019.1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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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정부가 총 513조500억원 규모의 2020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중 눈에 띄는 게 공영주차장 설치 예산을 확대한 것이다. 올해 608억원에서 2020년에는 262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올해 6월 말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344만대로 인구 2.2명당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가 늘어난 만큼 주차장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 없어 주차공간이 부족한 오래된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곳은 주차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이중삼중으로 주차를 해놓아 막상 차가 필요할 때 제때 차를 빼기가 어려울 정도다. 주차 문제로 주민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별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몇몇 학교 운동장을 야간에 개방해 심야 주차난을 해소하고 있다. 노원구 전체 학교 운동장을 개방할 시에는 50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중랑구는 최근 면목 유수지에 1008면의 주차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4월에 개청한 망우3동 복합청사는 55면을 갖춘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공공시설물 건축 시 공영주차장을 함께 만들고 있다. 또한 오래된 건축물을 매입해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차장 한 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사비와 용지보상비를 포함해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이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과 제한된 자원으로 자동차 수에 맞춰 주차 시설을 증가시키는 건 한계가 있다.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전자부터 공짜로 주차를 하려는 마음부터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요금 절약을 위해 습관적으로 불법주차를 한다면 유료주차장은 비어있고 주변에 불법주차가 만연하는 주차정책의 실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운전자들도 불법 주정차 공간을 찾아서 헤매기보다는 선진국처럼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주차장을 이용하는 합리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주차비 역시 세금이나 보험처럼 기본 유지비다. 자동차를 사면 세금, 보험, 휘발유 값, 수리비, 통행료 등의 지출은 당연히 여기는데 주차비는 유독 아까워한다. 주차비 역시 차량 유지비로 지불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