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큰 재주에는 교묘한 재주가 없어
참으로 큰 재주에는 교묘한 재주가 없어
  • 시정일보
  • 승인 2007.03.29 13:04
  • 댓글 0



“眞廉(진렴)은 無廉名(무렴명)하나니 立名者(입명자)는 正所以爲貪(정소이위탐)이요 大巧(대교)는 無巧術(무교술)하나니 用術者(용술자)는 乃所以爲拙(내소이위졸)이니라.”
이 말은 ‘참된 청렴은 청렴이라는 이름마저 없다. 명성을 얻으려는 것은 바로 탐욕이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큰 재주는 별다른 교묘한 재주가 없다. 잔재주를 부리는 것은 그만큼 졸렬하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국어사전에는 청렴이라는 어휘를 성품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되어있다. 그만큼 고상하고 아름다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흔히들 청렴이란 말을 쓰면 먼저 가난을 머리속에 떠올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융통성이 없이 옹색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치부하기가 일쑤다. 그만큼 현실 생활의 가치관이 뒤바뀌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청빈이라는 말이 따로 있다.
프란체스코는 청빈이 있는곳 그 기쁨이 있는 곳 그곳에서는 탐욕도 강욕도 없다고 했다. 참으로 청렴한 사람은 자신의 청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큰 재주는 오히려 어리석게 보일만큼 그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졸렬한 잔재주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돋보이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날면 기는것에 능하지 못한다는 우리속담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지않난 생각된다.
작금에 들어 KF-16 전투기가 지난달 13일 서해에 추락한 것은 엔진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전투기 외에도 여러 대의 동일종류의 전투기에서 유사한 정비불량 사례가 적발됐으며, 문제가 된 엔진부품을 교체하지도 않고 교체했다고 보고한 허위기록도 추가로 드러났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이러한 어이없는 처사가 군기를 생명으로 하는 군에서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말문이 막힐 따름이며 어쩌다 대한민국 공군의 기강이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전면 조사를 실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 특단의 대책을 세워 육·해·공군의 주요 무기와 장비도 함께 점검, 국토방위 전략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참으로 큰 재주에는 교묘한 재주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씁쓸함을 지울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