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의 품격, 석조문화재 집대성
조선왕릉의 품격, 석조문화재 집대성
  • 이승열
  • 승인 2020.02.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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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보존상태 조사보고서’ 5권 완간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진행한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보존상태 조사’의 성과를 담은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보존상태 조사보고서> 총 5권을 완간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는 조선왕릉의 석조문화재 보존현황을 정밀기록해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학술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이다.

조사대상은 북한 소재 2기(제릉·후릉)를제외한 40기의 왕릉에 있는 4763점의 석조문화재다. 2015년 첫 보고서를 시작으로 2019년 최종 보고서까지 총 5권에 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는 조선 제1대 건원릉(태조)부터 제27대 유릉(순종과 순명황후·순정황후)까지의 왕릉 및 추존 왕릉을 포함했다. 왕릉별 석조문화재 보수이력, 정밀현황조사, 비파괴 정밀진단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조사연구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주관하고 궁능유적본부와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서울 선릉 무석인
서울 선릉 무석인

5권의 보고서에는 500여년 동안 조성된 조선왕릉 석조문화재의 손상현황을 과학적인 자료를 근거로 분류해 왕릉별 손상정도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했다. 또 주된 손상원인과 정도를 파악해 해당 왕릉에 적합한 맞춤형 보존관리 방안도 제안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왕릉 구성부재는 경기 고양(고양 서오릉·고양 서삼릉), 경기 구리(구리 동구릉), 경기 화성(화성 융릉과 건릉), 경기 여주(여주 영릉과 영릉)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 지역과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석재가 사용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의류(地衣類, 나무줄기나 바위 등에 붙어사는 식물군)에 의한 생물풍화가 석조문화재의 주된 손상원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례적인 점은 그 손상정도가 도심에 자리한 왕릉(서울 선릉과 정릉, 서울 태릉과 강릉)보다 외곽에 있는 왕릉(영월 장릉, 파주 삼릉)에서 높게 나타났다는 것. 이는 대표 환경지표식물인 지의류가 도심의 대기 환경오염에 취약해 서울 도심에 자리한 선릉·정릉, 태릉 등에서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선릉 문석인
서울 선릉 문석인

수리기록도 조사했다.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의궤,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고문헌을 탐색해 왕릉 수리기록과 최근 50년간 시행된 왕릉 석조문화재의 보수내용 등을 담았다.

이와 함께 △왕릉의 사이트 환경 △석조문화재의 암석학적 특성 △손상 양상 △손상등급(1~5등급) 등 정밀현황조사 결과를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 손상요인과 왕릉별 종합 손상등급 등을 통계 분석했다.

궁능유적본부에서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손상등급이 높은 왕릉부터 순차적인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건원릉 석조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하며, 이후 광릉, 현릉, 헌릉 석조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발간된 5권의 보고서 내용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portal.nrich.go.kr)에서 무료로 원문을 볼 수 있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