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승배기 행정타운과 영도시장 ‘상생의 기로’
기자수첩/ 장승배기 행정타운과 영도시장 ‘상생의 기로’
  • 이지선
  • 승인 2020.03.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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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이지선 기자]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동작구 장승배기 행정타운이 올해 착공될 예정이다.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다 보니 말들도 참 많다.

장승배기 행정타운은 동작구청·동작경찰서·동작우체국·구의회·시설공단·소방서 등을 영도시장 일대로 모아들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대규모 시설들이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앞 영도시장 자리를 포함해서 그 일대에 그대로 안착된다.

현 동작구청사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내주고 신축 청사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LH가 재원을 투자해 장승배기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구가 그 대가로 현 노량진 청사부지를 도시재생공간으로 대체하도록 LH에 내주는 방식이다.

2018년,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의 실시계획을 고시했고, 구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LH와 함께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의 복합청사 건립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LH는 이 사업을 단순한 청사 건립이 아닌, 청사 이전을 통한 원도심 쇠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 중 공공건축물 리뉴얼사업의 대표적 사례로서 평가하고 있다.

행정타운 내에는 영도시장도 함께 들어선다. 동작구청에서는 종합행정타운을 건립하면서 영도시장 기존 상인들의 재입주를 위해 지하 1층과 지상 1층의 일부 공간에 별도로 상업공간을 마련토록 했다. 상인들에게 최대한 보상을 해주고 시장을 비우도록 계획했다.

그러나 이런 구의 기대와는 달리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따뜻하고 친숙한 현재 터전을 떠나고 싶지 않은 상인들은 눈앞에 보이는 별천지에도 마음이 찜찜하다. 비싸지는 임대료도 걱정이다. 이런 상인들을 위해 구는 대책을 내놓았다. 주변 시세의 70% 정도로 임대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임대료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상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은 “임대료가 앞으로 더 오르지 않으리란 법 있느냐”고 말한다. 입점권 대상에서 제외되는 업종이나 상인들이 입점권을 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영도시장은 90년대까지만 해도 동작구를 대표하는 시장이었다. 2000년대 들어와 인근 주택가 재개발로 손님들이 줄어들면서 상인들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했고, 종합행정타운 계획이 구체화 되면서 남아있던 많은 상인들도 짐을 싸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었다.

구에서는 수요조사를 통해 종종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원칙을 정확히 정해 원칙대로 실행해 문제점들을 하나씩 종식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부디 ‘상생의 원칙’을 선택한 구와 영도시장 상인들이 별 탈 없이 같은 공간에서 터전을 잘 꾸려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