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서울 움직이는 ‘대동맥’
‘메트로 서울 움직이는 ‘대동맥’
  • 시정일보
  • 승인 2004.04.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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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 본격 탐사 5 - 지하철건설본부
서울의 도시계획을 작성한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서른살’ 성년의 열정과 힘으로 세계일류 지하철건설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본격 도입되기 전인 1988년 5월 ‘지방자치 속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창간한 본지는 올해로 창간 16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그동안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 덕택으로 지방자치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청소년의 왕성한 활동기에 접어든 본지는 창간 16년을 맞아 행정전문지로서, 지방자치시대의 대변자로서 더욱 심도있는 기사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연중기획 ‘서울시 실·국·본부 탐방’이 바로 그것이다. 14조원이 넘는 예산과 4만7000여명에 달하는 매머드 행정조직인 서울시가 펼치는 방대한 시정 속으로 들어가 그 예산과, 업무를 소상히 알아보고 이를 독자들에게 알림으로써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높여 궁극적으로 본지에 부여된 사명, 즉 ‘지방자치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이번 호는 1000만 서울시민 최고의 ‘발’이자 서울발전의 핵(核인)인 지하철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지하철건설본부를 찾았다.
<편집자주>





1974년 8월15일 청량리역. 전동차가 불빛을 번쩍이며 거대한 몸집을 드러냈다. 땅속으로 달리는 전철, 지하철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감격에 겨워하는 박정희 대통령을 지켜보는 양택식 서울시장은 가슴 한 구석을 짓눌렀던 묵직함을 한순간에 날려 버렸다. 1971년 4월 공사를 시작한 이래 3년 4개월 만의 일이었다.
그 이후 서울의 지하철은 빠르게 보폭을 넓혔다. 1978년 3월 2호선 착공을 필두로 1980년 2월 3호선과 4호선에 이어 1990년에는 5, 7, 8호선이 잇따라 공사를 시작했다. 1999년에는 6호선 마저 공사에 들어갔다. 2004년 4월7일 현재는 서울 한강 이남을 동서로 연결하는 9호선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른살 성년으로 자라나다

서울의 지하철은 1974년 1호선 출발 이후 30년 동안 서울의 발전을 견인하는 등 ‘서울의 힘줄’로서의 역할을 말없이 담당했다. 그리고 그 곁은 항상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지켰다. 지하철건설본부는 1970년 6월9일 1호선 착공을 목표로 발족했으나 2호선 지하철이 개통된 1984년 문을 닫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의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서울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용이 편리하고 안전하며 환경공해가 없는 지하철을 건설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1989년 11월 간판을 다시 올렸다.
4월 현재 지하철건설본부는 강창구 본부장을 정점으로 186명(2급 1명, 4급 5명, 5급 24명, 6급 이하 147명, 기능직 11명)이 서무과, 설계관리부, 공무부, 건설부, 설비부, 시설개량부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1조190억원으로 작년 대비 7.9%인 746억5400만원이 늘었고 이 예산은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 건설 △장애인 등의 지하철 접근성 향상 △지하철 9호선 상부부분 민간자본유치 등에 사용된다.

세계일류 지하철 건설

지하철건설본부는 정책방향의 초점을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 건설’에 맞추고 있다. 30년의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 어느 선진도시 지하철에 못지않은 수준으로 건설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지하철 9호선 1단계 25.5km 구간 공사로 2001년 12월 착공, 현재 19.5%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이 사업을 연말까지 32%로 끌어올린다는 생각이다. 9호선은 김포공항∼여의도∼노량진∼강남대로 구간이다. 나머지 COEX부터 방이동 구간 12.5km도 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9호선은 가장 큰 특징은 민간자본 20% 투입과 한강이남 구간만으로 노선이 획정됐다는 사실이다. 서울시가 토목부분만 시공하고 나머지 차량, 시스템, 건축분야 등은 민자로 진행된다. 시공은 로템컨소시엄이 맡았다.
3호선 연장구간(수서∼가락시장∼오금역) 공사도 2009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1차 공사를 조기착공, 즉 Fast Track 방식으로 계약했고 올 7월 경 2차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는 가락시장역, 경찰병원역, 오금역 등 3개 역이 들어서고 사업비는 4397억원이 소요된다.
7호선 연장건설사업도 금년에 본격 추진된다. 2010년 12월 개통예정인 7호선 연장공사는 온수∼부천 상동~부평구청역까지 10.2km로 6월경 조달청에 발주의뢰한 후 올해 말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및 1차 공사에 들어간다. 사업비는 1조2456억원으로 서울시, 인천시, 경기 부천시가 참여한다.

이용에 차별 없는 지하철

지하철이 시민의 가장 친근한 ‘발’로 등장하면서 단순히 빠를 뿐 아니라, 편안함도 함께 추구된다. 장애인과 노약자 가리지 않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차별하지 않는 ‘무장애구역’으로서의 지하철 건설이 서울시의 또 다른 목표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1717억원을 투입해 엘리베이터 148대, 에스컬레이터 81대, 수평자동보도 2대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에도 643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 217대, 에스컬레이터 22대, 휠체어리프트 19대 등 258대의 승강편의시설을 설치한다. 또 내년 3월까지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편의시설을, 2006년 12월까지는 기타 장애인 등을 위한 승강편의시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기존 역사에 설치된 승강편의시설은 1∼8호선 263개 정류장에 엘리베이터 168대, 에스컬레이터 799대, 휠체어리프트 434대, 수평자동보도 16대 등 1417대이다.

민간자본 유치 ‘경영 건설’

작년 11월 서울시는 로템컨소시엄을 지하철 9호선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4월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는 한국 철도건설사에서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첫 사례로 의의가 크다. 지하철 9호선은 여느 지하철과는 꽤 다른 모습으로 출발했다.
강창구 지하철건설본부장은 “민간이 지하철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의 지하철 관련 업무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 효과를 설명했다.
로템컨소시엄은 서울시가 시행하는 토목공사 및 보상 등 하부부분을 제외한 시스템, 차량, 건축, 궤도부분 등 상부건설 및 운영을 ‘BTO(Build Trans Operate)’ 방식으로 맡는다.
BTO는 민간사업자가 자기자본으로 건설, 완공 후 소유권을 발주처인 서울시에 귀속하는 대신 일정기간 운영하며 투자비를 환수하는 방식으로 공용개시일로부터 30년 이내에서 운영기간이 결정된다.
본부에 따르면 9호선 전동차는 최신 자동운전시스템인 열차 자동운행 장치(ATC/ATO)를 채택하고 승강장에 사고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며, 급행열차와 완행열차가 동시에 운행한다. 또 신 교통카드에 의한 역무자동화설비와 실내소음이 80㏈이하로 제작된다.


인터뷰 = 강창구 지하철건설본부장



“지하철 없었으면 오늘의 서울도 없었다”




강창구 지하철건설본부장
“서울에서, 아니 한국에서 지하철이란 개념이 도입된 건 1974년 8월15일 지하철 1호선 개통 때부터입니다. 나는 지하철이 없었다면 서울의 오늘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서울의 동맥(動脈)으로 굳건한 자리를 구축한 지하철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강창구 지하철건설본부장<사진>은 지하철의 의미를 ‘산파(産婆)’로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지하철로 인해 서울은 인구 1000만의 세계적인 도시로 우뚝 솟을 수 있었고, 수도권 발전의 기틀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창구 본부장은 1978년 서울시에 입문, 토목쟁이로서 26년여 동안 현장을 훑었다. 얼굴에 소박함을 담은 그이지만 1990년 수서지구 택지특혜공급사건(일명 수서사건)과 관련,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 모 씨가 1시간 넘도록 설득했지만 실패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비리를 용납않는 ‘1급수’이다.
-지하철이 운행된 지 30년이 흘렀는데 소회는.
“3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이때 지하철이 없었다면 오늘날 서울은 불가능했을까 생각이 든다. 지하철은 서울의 동맥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하철로 인해 서울의 도시계획이 변했고, 수도권 외곽지역 발전에도 기여했다.(지도자의 선견지명이다.) 그 이후 축적한 지하철 건설기술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토목기술력과 자본력의 원인이기도 하다.”
-1호선과 현재 공사 중인 9호선의 건설공법차이는 세월만큼이나 클 텐데.
“지하철 1호선 공사는 측면에 H파일을 박고 위에서 아래로 굴착, 구조물을 축조하는 개착공법으로 시행했다. 그 후 토목분야는 NATM(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공법을 거쳐 최근에는 Shield공법, TBM(Tunnel Boring Machine)공법 등 기계식 굴착공법으로 발전했다.”
-9호선의 특징을 설명하신다면.
“9호선은 기존 노선과 달리 한강 이남을 동서로 연결한다. 또 공항철도와 연계,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고 급행과 완행열차를 동시에 운영한다. 건설주체 역시 하부 토목부분은 서울시가, 건축 전기 차량 등 상부는 민간기업이 참여한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 망 확충계획은.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도시철도 중·장기 건설 기본계획’은 450km 내외의 도시철도망 구축이 그 내용이다. 1기 135km와 2기 152km 등 8개 노선 287km의 도시철도망을 완성했고 앞으로 172km(광역 44km, 간선 67km, 지선 61km)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구상이 완료되면 서울과 수도권은 거미줄 같은 지하철 망으로 연결돼 생활편의 향상뿐 아니라 지역발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지하철 건설 관련 사고예방 노력은.
“지하철 건설공사는 주택 밀집지역 및 교통 혼잡구간에서 이루지고 있어 다른 공사보다 안전대책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 본부는 이에 따라 설계단계에서 안전위주의 공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하매설물에 대한 조사와 관리 철저, 정밀계측장비에 의한 안전관리를 시행하는 한편 현장근로자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시공회사 및 본부 업무담당부서 안전교육과 함께 정기점검 등 안전시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본부장인 나도 일주일에 1, 2회 이상 현장에 직접 나가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시민불편해소를 위한 방안은.
“현재 9호선 1단계 구간 25.3km가 공사 중인데 시민들이 많이 참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우리 본부는 시민불편 해소를 위해 도로점용 폭을 2차로 이내로 하고, 노상 자재 적치를 자제하며, 야간 또는 휴일에 공사를 집중하고 있다. 또 지역주민설명회, 공사안내표지판 설치, 교통안내요원 배치 등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方容植 기자 /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