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삶
시정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삶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7.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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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표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짧은 시간에 인간세계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인류의 생활양식은 예전과 똑같은 궤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시대의 개막이다.

코로나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세계는 새로운 시장과 변화를 맞이한다. 좁게 보지 말고 넓게 보고, 알고 좁히는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집중하면 전화위복의 기회를 열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신체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마음도 공격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짓는 데 마음 바이러스가 큰 영향을 준다. 마음 바이러스는 사람들을 감염시킴으로써 부정의 마음을 먹게 되면 어두운 바이러스가, 긍정의 마음을 먹으면 희망의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행복에 대해서 한 번 되돌아보고 향후 미래방향을 전환해 보는 기회가 왔다.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모기의 역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신이 부여한 재능으로 찬란한 문명과 물질적 풍요를 일구었다. 바야흐로 세계 어느 곳이든 여행하고 서로 만날 수 있는 초연결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간은 만남과 소통의 가치를 망각한 채 서로 편을 갈라 헐뜯고 싸우기에 바쁘다. 이런 불행을 멈춰 세우기 위해 신께서 내리신 극약처방이 코로나이다. 잠시 일상의 선물을 거두어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하려는 신(神)의 원리가 숨어 있다는 이야기다.

예상치 못했던 세상과의 단절은 또 다른 단합을 불러왔다. 밖에서 찾던 행복은 내 안으로 시선을 돌리게 했고, 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애썼던 모든 활동은 이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바뀌었다.

해외 관광지를 선망하며 그토록 여행 가방을 자주 싸곤 했는데,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우리 동네 벚꽃길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발견한 지금은 그러한 욕망이 사라지고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의 생존양식이 소유에서 존재의 축으로 저울추가 기우는 현장을 목격한 셈이다.

이제 재앙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미래를 엄청나게 바꾸려 하고 있지만, 인류는 이 재앙에 져서는 안 되며 새로운 삶과 행복을 만들어내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얼굴을 가리라 그리고 우리에게 생각하라 한다. 코로나19로 늘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고 생활해야 하는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어떤 걸까? 어쩌면 요즘 같은 시기를 통해서 ‘인간다운' 삶을 회복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균열을 낸 뒤, 우리 일상은 조금씩 바뀌었다. 일상이 바뀌자, 직업관이 바뀌고 가치관도 바뀌었다. 삶의 자전축 자체가 바뀐 사람들도 있다. 특히 각자 꼭짓점을 향해 달아나는 네모난 가치관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품는, 누구도 어디로 달아날 필요 없는 둥근 가치관을 나누라고 주문하고 있다. 고난과 역경을 거쳐 온 이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묻고 있다.

인간은 타고난 연결 본능이 있다면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언택트시대에는 사람 간의 거리를 자꾸만 떼어놓겠지만 그럴수록 사랑하는 가족, 친구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마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공기가 희박해졌을 때 비로소 공기의 중요성을 느끼는 것과 같이 우리는 코로나로 평범한 일상이 무너진 후 그 가치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악수마저 꺼림칙해지는 위험시대가 도래하고 나서야 타인의 손을 잡는 행위가 지극히 성스러운 느낌임을 인식하게 된다.

평범한 일상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돈을 주고 살 수 없다는 것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뜻이다. 겪어 보니 알게 된 소중한 것들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그동안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살면서 지나친 경쟁과 소유에 대한 무한한 욕망을 키워왔던 그간의 삶을 뒤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어떠한 재앙 속에서도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과 일상의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했다. (한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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