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훈 중구의회 의장 / “협력하는 구청―의회 관계 만들어갈 것”
조 영 훈 중구의회 의장 / “협력하는 구청―의회 관계 만들어갈 것”
  • 이승열
  • 승인 2020.08.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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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영 훈  중구의회 의장
조 영 훈 중구의회 의장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중구의회 조영훈 의장(더불어민주당, 신당5동·동화동·황학동)은 제8대 전반기 의회에 이어 후반기에도 연임을 하게 됐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3대, 4대, 6대에 이어 8대 의회에 진출한 4선의 중진 의원이다. 그리고, 동화동에서 50년 동안 거주하며 지역의 변화를 지켜본 중구의 터줏대감이자 산증인이다.

조 의장은 지난달 28일 강서구의회 주관으로 열린 서울시 구의회의장협의회 회의에서 후반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4선의 관록과 지방의정 발전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조 의장은 “명망 있고 출중한 선후배 동료 의원들 가운데 저를 협의회장으로 성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2년간 서울시 구의회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24개 자치구의회 의장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협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구의회는 지난해부터 서양호 중구청장과 다소 불편한 관계에 있다. 기자가 지난달 23일 만난 자리에서 조 의장은 서 구청장과 구청 공무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 중에는 쓴소리도 있었고 따뜻한 당부도 있었다.

 

-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중구의회에서는 의장 연임이 처음이다. 다선이고 나이도 많고 하니까 형님 같은 위치에서 의회를 잘 이끌어달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이 무겁다. 성원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여야를 아우르는 열린 소통과 구민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의원 9명 모두가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모두 경험하도록 했다고 들었다. 실제로 염두에 두신 것인지.

“그렇다. 제가 의장이 된다면 꼭 그렇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는 전국 226개 기초의회 중에 처음 있는 일로, 참으로 어려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 여야 협의가 잘 됐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완성해야겠다는 의지와 신념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후배의원들도 합의를 통해 이런 전통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 아직 서양호 구청장을 비롯한 구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옛말에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의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일부 의원들이 불편하면 불편했지, 집행부는 불편할 것이 없다. 의장이 누가 됐다고 해서 불평하고 불평 안 하고 그러면 안 된다. 누가 됐든 간에 협력하고 협조해서 구정을 잘 끌고 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앞으로 견제·감시 기능에 충실하겠지만 협력하는 관계도 있어야 한다. 탁 털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서 구청장과 집행부가 손을 내밀고 다가오면 기꺼이 같이 하겠다. 구청장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구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면 저도 그에 부합해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 구청과 의회는 주민행복과 중구발전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기에,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의회 차원의 협조 방안이 있다면.

“그간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구청에서 제출한 것보다 증액해서 줬다. 앞으로도 구청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있으면 적극 협조할 것이다. 특히 중구는 소상공인이 많다. 더 도와줘야 한다. 의회가 절대 인색하게 하지 않고 더 많이 협조하도록 하겠다. 코로나19 종식까지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구청 공무원들의 노고에는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중구경제개발공사와 중구복지서비스재단 설립 관련 조례가 몇 차례 심사보류됐다.

“구청에서는 절실하다고 얘기하는데, 의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시설관리공단이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공영주차장 등 수익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예산을 가져다 쓴다. 조례를 처리해 주면 당장 많은 예산이 수반된다. 의원들이 조례를 처리해 주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 그리고 복지서비스재단은 좀 더 분명한 청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서양호 구청장과 구청 공무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구청은 구청장 1인 체제인 것 같다. 공무원들이 구청장 입만 쳐다보고 있고, 간부들이 특히 그렇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또, 지금 공무원들이 한 덩어리가 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청장 혼자서 땀 뻘뻘 흘려가며 일하고 있다. 구청장은 공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불신하는 것 같다. 그러니 계속 노조와 트러블이 있는 것 아닌가. 구청장은 직원들을 믿고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집행부는 모든 일을 숨기지 말고 개방해야 한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