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 첫 검거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 첫 검거
  • 이승열
  • 승인 2020.10.0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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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성범죄 피해자 밀착지원… 카카오톡 익명 신고‧상담창구도 신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는 시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2275-2201, digital_sc@hanmail.net)가 경찰과 협조해 최근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을 처음으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는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지원서비스이다.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젠더폭력 분야 전문가 3명을 선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전문가’로 양성,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 등을 대상으로 정보제공 및 상담도 하고 있다. 

11살 이모 양 검거사례 (채팅창)
11살 이모 양 검거사례 (채팅창)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들은 모두 10대 아동‧청소년이었다. 가해자들은 10대~20대 초반의 남학생으로,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종일 집에 있는 이들을 유인했다. 

배우가 꿈인 강모 양(19세)에게는 ‘영화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제안하며 접근해 사진과 영상물을 요구했고, 이후 사진을 유포한다고 협박해 성폭행하고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모가 맞벌이해 혼자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았던 이모 양(11세)에게는 ‘엄마 잔소리 듣기 싫겠다’고 위로하며 접근해 성착취 영상을 받아냈고, 초등학생 박모 양(13세)에게는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며 접근해 영상물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n번방 사건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유인해 사례금을 주며 성착취물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엔 온라인 접속 시간이 많은 아동, 청소년에게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사진과 영상물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방식으로 범죄 양상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시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접수하고, 증거 수집, 고소장 작성, 경찰서 진술 지원, 법률‧소송 지원 등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며 가해자 검거를 이끌어냈다. 심리치료 등 사후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시는 제2의 n번방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3월 ‘아동, 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폭력 통합지원정책’을 전국 최초로 발표하고,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시는 카카오톡 익명 신고‧상담창구를 디지털 성폭력 신고·상담 온라인 플랫폼인 ‘온 서울 세이프(www.onseoulsafe.kr)’에 신설하고 6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에 대해 신고하고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학교 내 불법촬영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상담 및 교육도 한다. 올 상반기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500건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아동·청소년 예방교육 매뉴얼 2종을 개발해, 초‧중학생 대상 예방교육도 하고 있다. 올해 230개 학급, 60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있는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악질적인 범죄가 증가하는 만큼, 서울시는 모든 권한을 활용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라고 말했다.